영화에서처럼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거나 파괴하는 것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간은 자기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라는 판도라상자를 연 것일까?
확실한 것은 인간을 능가하는 혹은 파괴할 수 있는 신인류 로봇의 발명은 개연성이 분명 존재한다. 바로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은 아직은 요원한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다. 연일 로봇의 진화를 언론이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 로봇의 능력은 포유류는 고사하고 곤충 정도에 불과하다. 인간을 닮은 로봇의 탄생은 아직도 수십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그렇지만 지금 당면한 인류에 대한 위협은 바로 우리 뇌에 있다.
1000억 개의 뉴런이 연결되어 있는 두뇌를 해독하는데서 끝나지 않고, 이를 통해 인간에게 이로운 과학․의학기술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정신병의 치료이다. 다양한 형태의 정신병의 원인을 분석해 거의 100%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반신불수나 팔다리 절단 환자들에게 생각만으로 로봇 팔다리를 움직이는 첨단의술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예전에는 기적이라 불릴만한 일들이 뇌 해독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뇌과학의 위험성은 인공지능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탐욕에 있다. 인간의 뇌를 조작하는 것이 정신병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행해질 개연성이 존재한다.
예컨대 특정 이데올로기나 기억 등을 인간에게 주입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로봇 팔다리를 넘어 인간의 복제품, 즉 아바타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행해질 것이다. 또한 인간의 뇌를 완전 복제해 컴퓨터 혹은 로봇에 이식해 불멸의 삶을 추구하는 연구가 재행될 것이다.
인류역사에서 과학기술이 늘 인류에게 이롭게 작용한 것만이 아니다. 인간의 탐욕이 뇌과학을 인류의 독으로 만들 개연성이 다분히 존재한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에게 이롭게 하고자” 연구를 한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신의 영역에의 도전일 것이다. 진시황이 불로장생을 위해 불로초를 찾았듯이 과학자들은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란 명제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교만한 인간은 바벨탑을 쌓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맞았다. 인간의 뇌를 100% 해독하고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제2의 바벨탑 재앙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신성한 뇌는 함부로 들여다보고 조작하기에는 인간의 탐욕이 너무 커서 위험하다.
바둑의 신(神) 이세돌 9단은 알파고에게 유일하게 이긴 4국에서 ‘신의 한 수’를 뒀다. 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다. 업그레이드된 알파고를 이길 인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진정으로 ‘신의 한 수’를 둔 것은 알파고이다. 알파고는 인간에게 경거망동(輕擧妄動)하지 말라고 ‘신의 한 수’를 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