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아프리카의 척박한 환경을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기후 난민'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생산량 급감 때문에 만성적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인들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쿼츠는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산업기반이 없는 아프리카에 치명적이다. 전체 아프리카인 가운데 대략 64%가 농업에 종사한다. 에티오피아는 90%에 달한다. 즉, 척박한 환경은 이들에게는 죽음을 의미한다.
UNEP의 아프리카 지역 기후 변화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리차드 무낭은 “아프리카 지역 인구의 25%는 극심한 기근에 시달리고 청년 실업률은 60%에 달한다”며 “농업 생산성을 감소시키는 기후는 곧바로 이민자의 증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현재, 이집트에는 에티오피아·수단 등 유럽으로 가길 원하는 아프리카인들이 모여든 상태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활동하는 난민 운동가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이 지역으로 온 사람들은 지난해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더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삶을 찾아 이집트로 모여든 이들의 삶도 나아보이지 않는다. 다른 난민 운동가는 “아프리카인 대다수는 아랍어를 할 수 없어 구직하기도 불가능하다"며 "거기에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대다수가 매우 심각한 인종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이 전쟁 난민처럼 '난민' 자격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기후 난민을 보는 세계기구의 전망은 밝지 않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기후 변화로 인해 최소 1억만명이 오는 2030년까지 빈곤에 허덕이게 될 것이며 이들 대부분은 아프리카인이라고 분석했다. 더군다나 UN의 세계기상기구(IPCC)는 2050년까지 2억만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기후 변화로 인해 자국을 떠나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영국은 지난 12월 수단의 농부를 지원하고 사막화를 늦추기 위해서 약 1500만달러(약 181억원)에 이르는 기금을 수단 정부에 지원했다. 그러나 현재 유럽국 대다수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온 전쟁 난민으로도 버거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