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그동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 참여 전력에 대해 고자세를 취해왔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개사과하고 호남 민심 달래기와 나섰다.
김 위원장은 27일, 지난 1980년 신군부의 국보위 참여 전력에 대해 "광주 분들께 굉장히 죄송하다"며 공개사과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중앙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보위 전력에 대한 자신의 언급을 거론하며 "국보위가 성립된 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상황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철저하게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급작스럽게 그와 같은 일을 발생시켜서 많은 인명피해를 낸 사실에 대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국보위에 참여했던 전력이 광주 여러분들에게 참 정서적인 문제를 야기시켜 '잘못된 것을 왜 잘못됐다고 고백하지 않느냐'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광주 분들께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면서 대한민국이 87년 개헌을 하고 민주주의 국가로 탈바꿈하는 과정이었다"며 "그 정신을 받들어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최선을 다해 그에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거대한 정당을 어떻게 살려 수권정당으로 만들지 하는 생각에 최근 잠을 잘 못잔다"며 "어려운 처지에 놓인 당을 보다 활력있게 끌고가서 4·13 총선에서 기필코 승리하는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 "당에 온 이래 여러 각도로 탐문을 했으며, 모든 걸 극복하고 초월할 비대위로 발족하기 위해 많은 생각 끝에 (위원들을) 선정했다"며 "지역적으로도 비교적 골고루 (안배했고), 성향으로도 굉장히 뉴트럴(중립적)한 사람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당내 인사들은) 정책에 관해 활발한 토의를 할 수 있는 분들이고 김병관, 표창원 두 분은 정치에만 매달렸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를 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물러난 문재인 대표에 대해선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준 데 대해 진심으로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1460만표라는 정치적 자산을 가진 분으로서 선거에서의 역할은 충분히 있다"며 총선 역할론을 강조했다.
이어 "문 대표가 총선에 적극 나서서 각 지역을 돌면서 유세하는 게 총선 승리를 이끄는 데에 보다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본다"며 불출마 쪽에 무게를 뒀다.
다만 불출마해야 한다는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본인 의사에 달린 것이라 뭐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의 안철수신당행(行)에 대해선 "독자적으로 당을 만들려고 시도하다 신당에 합류한 것에 대해 말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며 "본인 생각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지도 않는다"고 말해 그 파장을 평가절하했다.
탈당한 정대철 전 상임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려다 정 전 고문의 반발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초선 중에서 3명쯤 압축하다 정 의원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전화했고, 정 의원이 흔쾌히 하겠다고 하길래 잘 아는 사이인 정 전 고문에게 전화했더니 번쩍 화를 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오늘 정 의원이 지역구 사정 등을 들어 사양하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그게 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