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중국,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LG디스플레이 차이나(LG Display China Co., Ltd, 이하 CA법인)를 이끌고 있는 인유성 중국 생산 총괄(부사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에 '중국 위협론'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끄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뒤를 바짝 쫒아오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 부사장에게 이는 또 다른 도전이라는 생각이다. 인 부사장을 지난해 말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CA법인 집무실에서 만나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격전지인 중국에서의 LG디스플레이의 위치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그는 "지난 2년간을 이곳 광저우에서 생활해 보니 LG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 1등을 위한 가장 큰 역할을 바로 이곳이 담당하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 12월에 CA법인을 설립, 2014년 9월 준공식 이후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인 부사장이 CA법인장으로 부임 한 것은 2014년 1월1일이니 어느새 2년을 꽉 채운 셈이다.
CA법인은 LG디스플레이가 해외에 세운 최초의 패널 공장이다. 이전까지는 중국과 폴란드 등에 조립공장(모듈생산 등)이 있었을 뿐 핵심기술인 패널은 구미와 파주 등 국내에서 전량 생산했다. 이는 패널 공정이 핵심 기술인 뿐더러 장치 산업으로서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현지에, 그것도 왜 광저우에 패널 공장을 세우게 된 것일까.
인 부사장은 "접근성, 시너지, 중국 정부와의 우호적인 관계 등 여러가지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저우는 스카이워스, 창홍을 비홋해 후이저우의 TCL 등 광둥성 지역 내 주요 고객사의 LCD TV 공장과 가까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2007년부터 운영된 광저우 모듈 공장이 있어 생산과정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했다. 그는 "광저우는 중국 내 개혁 개방이 가장 먼저 이뤄진 곳으로, 외국 기업에 대한 행정절차는 물론 중국 정부와의 합작으로 대폭적인 지원으로 인해 차별없이 현지 기업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가동 역시 순조롭다. 초기 월 6만장(유리원판 투입 기준) 규모였던 생산능력은 지난해 9만장으로 확대됐다. 수율(불량률의 반대개념)은 95%에 달한다. 오는 6월 두번째 패널공장인 GP2까지 완성되면 2016년 말까지 생산능력을 12만장까지 확충한다.
그에게 중국 업체의 위협에 대해 어떠한 대비를 하고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캐파(Capa)를 확대, 신규 투자하고 있는 부분은 산업 내 부담인 것은 사실이지만 LG디스플레이의 주요 전략방향은 일반 범용 제품이 아닌 OLED와 LTPS, 옥사이드 등 차별화된 기술력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 중국 업체들과 시장 공략 포인트가 다르다"고 이야기했다.
LCD 분야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와 같은 차별화 전략은 물론 원가혁신, 고객구조 다변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인 부사장은 "LCD분야에서는 차이가 점차 좁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업체를 저평가하거나 긴장을 늦출 수 없지만 OLED, LTPS, 옥사이드 분야에서는 여전한 기술격차가 존재해 중국업체들이 기술격차를 극복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LG디스플레이가 창출하고 있는 OLED TV에 있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OLED양산 경험과 기술력이 축적되어 유리해 질 것으로 예상하는데다 플렉서블(Flexible),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기술과 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해서 중국 대만 등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인 부사장은 현지에서 모든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올해 역시 중국 패널업체의 신규 팹(Fab) 가동 등 패널 업체의 적극적 출하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시장상황에 대해 예의주시 중"이라며 "중국 내 리테일(Retail) 시장 역시 불확실성으로 세트업체들이 보수적인 구매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생태계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에 이어 가장 먼저 중국 고객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하이얼 등 TV 제조사들과 OLED 진영을 구축해 본격적으로 중국 OLED TV 시장을 확대 중이다.
인 부사장은 "현재 중국은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라며 "CA법인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공장'을 만들어 대형화, 차별화 모델 생산에 박차를 가해 중국 프리미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 부사장은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은 위기 속에서도 미래 시장을 대비해 철저하게 준비했던 것"이라며 "앞으로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