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가사’라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커피와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무대로 공연 마실을 나오는 시간인 것이다. 클래식, 재즈, 국악, 현대무용, 연극, 월드뮤직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매달 셋째 수요일 오후 2시에 소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공연이 시작된 2008년부터 지금까지 9년간 수많은 매니아들이 생겨났으며, 객석을 채워 준 관객의 수 만해도 3만5천여 명에 이른다.
향긋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한낮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커피콘서트의 올해 첫 번 째 무대가 20일 오후 2시에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시간은 이 시대 가장 아름다운 미성의 소유자, 테너 김세일과 7개의 국제 콩쿠르 1위 수상이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젊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무대이다.
에반겔리스트는 수난곡의 해설자 역할이라 아나운서와도 같은 정확한 발음으로 가사를 전달해야하는데 독일어를 비롯한 6개 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그는 매년 부활절마다 유럽 전역에서 수 백 회씩 열리는 바흐 수난곡 연주에 초청받으며 언어적인 전달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은 평소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로 주저 없이 슈베르트를 꼽으며 그의 음악 안에 배어있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특유의 음악성과 감성으로 풀어내는 피아니스트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래서 더욱 테너 김세일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만남은 완벽한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 연주할 곡인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는 사랑에 실패한 한 청년이 삶의 희망을 잃고 떠난 방랑의 길에서 겪는 괴로움을 담아내고 있다. 이전의 작품인 <아름다운 물레방앗간 아가씨>에서 사용했던 유절가곡의 형식이 아니라,
24곡 전체를 반복되는 선율 없이 풍성하게 채워 슈베르트의 음악성을 부족함 없이 드러내고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들은 당대에 사랑받던 문학성 높은 시를 가사로 하였기 때문에 그 가사 전달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여겨질 뿐만 아니라, 그 가사에 감정을 녹여낼 수 있게 하는 슈베르트 특유의 선율미가 담겨있는 작품이라 그 멜로디를 음악적으로 풀어내는 능력도 요구된다.
그리고 가곡의 ‘반주’가 아니라 동등한 역할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피아니스트의 음악성과 가사와 문학적 흐름을 읽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두 아티스트가 연주하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의 커피콘서트 <겨울나그네>는 겨울의 한복판에서 더욱 사무치는 시린 감성으로 추위마저 아름다운 음악의 한 부분으로 승화시키는 특별한 공연이 될 것이다.
문의)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032)420-2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