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반격→재반격→전격회동’, 어게인 2012…둘 중 한 명은 치명타, 왜?

2015-09-16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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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위 D-DAY] 文 ‘운명의 날’…혁신안 넘어도 ‘재신임 정국’…새정치연합 소용돌이 불가피

이른바 ‘Again 2012’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정국의 중심에 섰다. 혁신안의 운명을 결정할 ‘중앙위원회 개최’와 당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놓고 반격과 재반격에 나선 이들이 15일 전격 회동, 2012년 대선 정국의 판을 재연했다.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른바 ‘Again 2012’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정국의 중심에 섰다. 혁신안의 운명을 결정할 ‘중앙위원회 개최’와 당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놓고 반격과 재반격에 나선 이들이 15일 전격 회동, 2012년 대선 정국의 판을 재연했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1시간 20분가량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 회동하고 중앙위 개최 및 재신임 투표 실시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추후 논의’라는 애매한 여지만 남긴 채 사실상 ‘빈손 회동’ 수순으로 마무리한 셈이다.

범야권의 미래권력인 두 전·현직 당 대표가 그간 퇴로를 봉쇄한 채 밀어붙이기식 정치로 일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측 회동이 당 내홍 수습의 기폭제로 작용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지난 대선 때 야권 후보 단일화를 놓고 맞붙은 이들은 차기 총·대선 정국 내내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安, ‘회동 전격 제안’…文 ‘언제든 만날 용의’

새정치연합 중앙위 개최를 코앞에 둔 이날 당 내부는 파국을 향해 거침없이 내달렸다. 중앙위 개최 의지를 드러낸 문 대표에 맞서 안 전 대표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간담회를 자청, ‘중앙위 연기·재신임 투표 취소’ 의지를 밝히자, 당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특히 그는 “문 대표와 만날 용의가 있다”며 정치적 담판을 제안, ‘안철수식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자 문 대표는 같은 날 오후 비서실을 통해 “당에 대한 걱정과 혁신의 방향에 대한 생각은 전혀 다르지 않다”며 담판 제안을 수용했다. 야권 한 관계자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2012년 대선 상황을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상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 김상곤 혁신안을 둘러싼 갈등 국면이 극에 달한 15일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단독 회동하고 중앙위 개최 및 재신임 투표 실시 여부 등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추후 논의’라는 애매한 여지만 남긴 채 사실상 ‘빈손 회동’ 수순으로 마무리한 셈이다. [사진=아주경제 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실제 당시 양측은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밀리면 죽는다’라는 각오로 ‘디테일 싸움’(단일화 룰 협상)을 펼쳤다. 양측은 ‘특사 담판’까지 시도하면서 절충점을 찾았으나, △양자 가상대결+적합도(문재인 측) △양자 가상대결+지지도(안철수 측) △제3안인 칵테일안(양자 가상대결+적합도+지지도) 중 어느 것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끝내 안 전 대표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지 않았다”라는 말을 남긴 채 사퇴, 2012년 야권 단일화는 미완에 그쳤다.

눈여겨볼 것은 이를 계기로 양측이 대척점을 이루면서 반대편을 형성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3월 구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통합하면서 ‘새정치연합’이 출범했지만, 안 전 대표는 김한길 전 공동대표 등 비주류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했다.

◆安 연일 ‘이슈파이팅’ vs 文 ‘딜레마’ 봉착…함의는

급기야 안 전 대표는 혁신위의 혁신안 의결 절차는 물론 문 대표 승부수에 블로킹을 걸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지난 대선 당시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한 안 전 대표가 사실상 문 대표에게 양보를 요구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안 전 대표가 ‘양보’라는 상징적 효과를 고리로 이슈파이팅에 나서면서 자신의 장점인 ‘확장성 극대화’ 전략에 나섰다는 것이다. 

극심한 당 내홍으로 내년 총선 패배의 우려가 한층 커진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대권플랜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문 대표와의 ‘공동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한때 2030세대와 중도층 등에 전폭적 지지를 받았던 안 전 대표로서는 이슈파이팅을 통해 ‘안철수 현상’을 재연하는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국회 본청. 급기야 국정감사 정국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혁신위의 혁신안 의결 절차는 물론 문재인 대표 승부수에 블로킹을 걸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지난 대선 당시 야권 단일 후보를 양보한 안 전 대표가 사실상 문 대표에게 양보를 요구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안 전 대표가 ‘양보’라는 상징적 효과를 고리로 이슈파이팅에 나서면서 자신의 장점인 ‘확장성 극대화’ 전략에 나섰다는 것이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tlsgud80@]


다급한 쪽은 문 대표다. 18대 대선 초반 ‘맏형 리더십’을 앞세워 ‘룰 양보’ 행보를 걷다가 막판 ‘적합도’를 고집하면서 상처 입은 문 대표는 이번에도 반대편의 퇴로를 닫으면서 난국에 빠졌다. 일방통행에 나선 문 대표의 행보로 혁신안이 통과되더라도 재신임 정국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당 비주류 모임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이날 오찬 회동에서 무기명 투표를 전제로 중앙위 집단 퇴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어떤 결론이 나든 문 대표의 정치적 상처가 불가피한 셈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전 대표가 이슈파이팅을 하지 않을 경우 확장성이 소멸되면서 ‘제2의 고건이나 문국현’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문제는 문 대표다. 1995년 제1야당인 민주당 이기택 총재가 동교동계를 끌어안지 못한 결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가 출범하는 빌미를 제공한 상황과 비슷한 양상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의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혁신안이 중앙위에서 통과하더라도 계파 패권주의 등의 당 내홍이 전혀 해소되지 않는다”라며 “어떻게 보면 20년 전 새정치국민회의가 들어선 평행이론의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정치적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공동대표(위쪽)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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