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행정자치부가 혈세 27억원을 쏟아부어 구축한 부처 간 연결채널인 '나라e음'의 공무원 이용 실적인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이 행자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행자부는 2013년 9월부터 정부통합의사소통시스템(나라e음)을 갖췄으나 통합 이용실적이 평균 1%도 안됐다. 이번 시스템은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 당선인 때 정부 과제로 부처 간 화합과 소통을 강조한데 따라 선보였다.
'나라e음'은 작년 4월 시범운영 및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개발 과정에서 27억2500만원, 올해 운영비로 2억6000만원이 각각 소요됐다. 현재 42개 중앙부처(11만3837명)와 17개 지자체(33만6961명) 소속 공무원들이 등록됐다.
대표적 서비스는 PC 영상회의와 기관간 메모보고인데 올 상반기 이용 실적은 전체 통틀어 0.58%에 불과했다. 영상회의 현황을 월별로 보면 1월 1767명, 2월 1953명, 3월 2457명, 4월 2540명, 5월 2540명, 6월 4620명 등 증가 추세가 매우 미미했다.
1~6월 메모보고 이용률은 0.51%(2331명)→0.4%(1884명)→0.42%(1907명)→0.49%(2251명)→0.57%(2591명)→1.0%(4876명)로 저조했다.
행자부는 각 기관의 등록을 독려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실제 행자부가 중앙부처에 공문을 송부하며 경호실, 경찰청 등은 개인별 등록을 요청했으나 그 중 감사원만 등록했고, 다른 부처는 일괄 등록을 하지 않았다.
영상회의 및 메모보고 이용이 전혀 없는 중앙부처는 감사원, 국가인권위원회, 국무총리비서실, 민주평통 등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주무부서인 행자부 역시 상반기 영상회의 이용률은 전체 등록자 3546명 중 11.7%에 불과했다. 거대 공룡부처라 불리는 국민안전처의 경우 월 평균 영상회의와 메모보고 이용률이 각각 0.6%, 0.2%에 그쳤다.
강창일 의원은 "정부의 3.0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소통과 협업의 의사소통시스템 운영기간 평가 결과 낙제점이었다"면서 "대통령 발언 한마디에 27억원의 국민 세금과 매년 2억원이 넘는 운영비를 깡통·불통 시스템에 투입 중인 전시‧탁상행정 표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