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기재부는 내년도 개별소비세·부가가치세·건강증진부담금 등의 담뱃세 수입을 각각 전년보다 5031억원, 1058억원, 5046억원 많게 잡았다.
내년 예산안의 국세 증가분이 2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담배소비에 따른 개소세와 부가세를 합한 6089억원은 내년 국세 증가분의 30%에 달한다.
기재부는 2014년 말에 2015년 담배소비량을 28억6000만갑으로 계산해 올해 예산안을 편성했으나, 내년 예산안에는 6억갑(약 21%) 증가한 34억6000만갑이 소비될 것으로 추계해 세입을 예산 편성했다.
이와 함께 국민건강증진기금의 건강보험 지원금이 늘어나는 만큼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삭감했다.
내년 담배소비 증가로 건강보험에 지원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이 3729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같은 금액만큼 3729억원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건강증진기금의 건강증진부담금 수입은 국고지원과 달리 담배 소비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기재부 예측이 빗나갈 경우 건강증진기금에서 지출되는 지원 금액은 많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더구나 정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예산을 건강보험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인 5조9042억원이 아닌 5조2060억원만 편성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3311억원이 더 줄어든 것이다.
과거 국고지원 부족 논란은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를 온전히 지원한 이후 결산 과정에서 부족분이 발생해 문제가 됐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법정 국고지원 비율 14%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담배 소비량을 과다하게 추정해 세입 예산을 늘려 잡은 것은 금연정책 추진에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담배수입과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데 이를 연결시켜 예산을 삭감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법정 국고지원비율도 지키지 않은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개별소비세·부가가치세 등 늘어나는 국세로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3729억을 보전하고, 건강증진기금은 금연사업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