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내년 1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 출범을 앞두고 금융노조와 은행연합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 설립 기본계획'에 반발하고 나섰다.
집중기관은 은행연합회 산하기관으로 두고 이사회는 5명으로 구성하되 이사회 의장은 은행연합회 회장이 겸임하는 방식 등으로 신설된다. 통추위는 집중기관 인력을 115명, 조직을 5부 3실 18팀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설립비용 및 내년 운영예산은 각각 25억원, 413억원으로 금융사들이 부담하도록 했다.
이 같은 기본계획이 발표되자 은행연합회 노동조합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통추위가 은행연합회의 동의뿐만 아니라 조직구성, 예산안 등에 대한 협의 없이 확정했다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는 국회 정무위원회 부대의견을 기초로 집중기관을 은행연합회 산하기관으로 설립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작 부대의견을 작성한 국회와 당사자인 은행연합회와 합의한 바 없다"며 "합의된 바 없는 은행연합회 산하기관 설립 추진은 이 기관이 금융위의 산하기관이라는 것을 명백히 증명한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집중기관으로 자리를 옮길 은행연합회 직원 80명은 현재 이직을 반대하며 지난달부터 집중기관 설립 반대 1인 릴레이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뿐만 아니라 금융노조 등도 집중기관 설립을 두고 정부가 국민의 금융정보를 장악하기 위해 집중기관 설립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 사이의 균형은 사회 전반적 논의와 합의가 따라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사실상의 정부기관을 설립해 모든 개인 금융정보를 한 군데 모아 관리하겠다는 것은 정부 주도의 '빅브라더' 출현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은행연합회 노조도 "정부 예산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이 직접 장악하는 기관이 돼 정부기관화, 감독기관화 될 것"이라며 "이는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융개혁 방향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이권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서민금융진흥원, 집중기관 등의 기관을 신설하고 공공기관화해서 퇴직관료를 내보내려는 기구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빅데이터에 기초해야 할 신용정보 관리체계가 왜곡되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