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하균 기자= 경북 군위에서 한국형 암각화로 일컫는 검파형 암각화가 발견되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울산대학교는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소장 전호태 교수)와 임세권 안동대 교수가 경북 군위 수서리 강변에 있는 한국형 암각화를 발견해 군위에 있는 숭덕관에 보관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이날 반구대연구소에 따르면 군위지역 향토사학자 박인대씨의 제보에 따라 지난 6일 현장 조사를 시행하면서 이 암각화가 경북 포항에서 시작해 영천을 거쳐 고령, 남원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암각화의 기존 전파 통로와는 별개로 군위를 경유하는 루트를 상정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수서리 암각화가 한국 선사시대 문화 이동경로가 매우 다양함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자료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반구대연구소는 이 유적을 발견된 원래의 지명을 따서 수서리 암각화로 명명하기로 했다. 수서리 암각화는 가로·세로·높이 230×170×28㎝의 둥근 형태 바위 상단부에 새겨져 있다. 바위에서는 검파형 암각화로 알려진 석검 손잡이 형태의 그림 13점이 확인됐고, 양식상 동일유형 암각화 중 후기로 분류할 수 있다.
전호태 교수는 "군위 수서리 암각화는 후기 청동기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대 반구대연구소 조사단은 같은 날 주변지역에 대한 조사도 진행해 군위지역 윷판형 암각화도 추가로 발견했다. 전통놀이의 하나인 윷놀이를 위한 것으로 알려진 윷판형 암각화는 수서리 암각화 발견 지점에서 약 1.5㎞ 떨어진 성대산 기슭 8부 능선에서 14점이 확인됐다.
연구소 측은 "윷판형 암각화는 북극성을 주천하는 북두칠성을 도안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천체 모형의 하나'"라면서 "초기 철기시대에 처음 제작이 이뤄졌으며 현재까지 국내 63개의 지역에서 발견, 조사된 한반도 고유의 암각화 유형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 암각화 학계에서는 한국의 윷판형 암각화를 농경을 위한 천문 관측, 풍농의 예견을 위한 농점(農占) 용으로 제작·활용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