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미래의 식량은 '곤충'…4종 첫 식품원료 인정 '산업화' 발판

2015-09-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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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호 청장 "농가소득‧국민건강·미래먹거리 해결"

농진청, 주요사업 '베스트10' 선정

이양호 청장[사진=농촌진흥청]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와 기술력 증대, 그리고 농가 소득 향상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이양호 농촌진흥청장은 8일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농촌진흥사업 중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각오를 내비쳤다.

이 청장은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화를 위한 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써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팜 개발과 보급 확대, 농업·농촌 6차산업화 정착, 수출농업·밭농업 기계화 등 핵심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농업인과 국민이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성과를 이루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창조경제의 핵심인 연구개발(R&D)을 통해 농정 현안을 조기에 해결할 것이라는 게 그의 운영 방향이다.
  
이번 중간 점검 결과에 대해 이 청장은 "분야별 경쟁력을 높여 우리 농업·농촌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그간의 업무 실적을 기관 운영, 국정 과제, 주요 사업 등 분야별로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그간의 주요 성과는 △농촌진흥법 전부개정으로 사업추진체계 재정립(19년만의 개편)  △전북혁신도시 성공적 이전(2014년 7월∼2015년4월 본청·4개 소속기관, 1683명) △식용곤충의 한시적 식품원료 인정, 누에고치 이용 세계최초 치과용 실크 차폐막’ 개발 등 농식품 부가가치 제고 기술 개발 △개도국 중심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 추진센터 구축(20개 나라) 등이 꼽혔다. 

그러면서 이 청장은 "농촌의 스마트화, 첨단기술 융복합을 통한 농식품의 부가가치 창출 등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고자 추진 중인 10개 분야 세부사업 실적을 정리했다"며 "농촌진흥청이 추진한 사업 중 대내외 설문을 통해 체감 성과가 우수한 '기술 개발·보급 베스트 10'을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스트 10'은 각 사업부서에서 제출한 31개 사업 중 농촌진흥청 주니어보드(20명)에서 1차 선정한 20개 사업을 대상으로 70명의 외부설문(농업인단체 7, 블로그기자단 63)을 거쳐 최종 선정했다.

외부평가단은 △소외 지역과 경작 규모 취약 계층에 대한 영농 기술 지원 서비스인 ‘찾아가는 영농 현장 지원 프로젝트’ △세계 최초 탄저병 저항성 분자표지 개발과 육성시스템 구축 등 ‘탄저병 저항성 고추 품종 개발’ △식용곤충 영양성분 분석과 독성 평가를 통한 ‘미래 먹을거리 곤충의 식품원료 등록' △생활 속 실내 정원 조성과 산업화를 가능하게 한 ‘도시농업 실천 기술’ △‘6차산업 지원 농산물종합가공센터’ 운영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 시범마을’ 육성 등이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식용곤충 주요 영양성분[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이가운데 갈색거저리 등 4종류의 곤충이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 받은 성과가 눈에 띈다는 이 청장은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을 받으면 승인 받은 형태와 제품으로만 식품 판매가 가능하며 일정 기간 동안 문제가 없으면 일반 식품 원료로 등록할 수 있다"며 "그동안 메뚜기와 누에 번데기는 국내에서도 오래 전부터 식품 원료로 이용해 왔지만, 과학적인 안전성 입증을 거쳐 한시적 식품 원료로 인정된 곤충 4종 뿐"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지난해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비롯해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올해 6월 장수풍뎅이 애벌레에 이어 귀뚜라미도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받아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됐다.

이 청장은 "귀뚜라미 등 4종의 곤충을 식품 원료로 신청하기 위해 곤충 특유의 좋지 않은 맛과 냄새를 없앤 후 살균 처리한 다음 동결 건조해 원래 형태나 분말 형태로 사용하는 제조 공정을 확립했다"며 "4종의 곤충은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 함량 등이 높아 영양 가치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영양 성분을 분석한 결과, 갈색거저리 애벌레의 건조 분말은 단백질 45%∼57%, 지방 25%∼34%, 탄수화물 8%∼11%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 지방산이 75%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불포화 지방산 중 하나인 올레산이 100g당 13.55g 함유돼 있다. 이외에도 무기질 중 인과 철이 풍부하고, 비타민은 B3와 B5가 많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또 귀뚜라미의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 건조 분말은 단백질 64.4%, 지방 14.4%, 탄수화물 13.3% 등으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감칠맛의 대표성분인 글루탐산 함량도 13.8%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발린, 루이신, 이소루이신이 해당되는 분지아미노산(branched chain amino acid)도 17.3%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무기질로는 칼슘과 인의 함량이 높고, 비타민 D, B1, B2도 풍부했다.  
 
4종의 곤충이 식품 원료로 인정됨에 따라 국내 곤충 사육 농가의 소득 증대는 물론 앞으로 곤충 산업이 크게 성장할 가능성을 높아 보인다. 

아울러 식품 미래 학자들은 20년 후의 식량으로 곤충을 꼽는다. 미래의 식의약용으로 이용하려는 연구도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에 의해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 청장은 "현재 주 단백질원인 17조원 규모의 국내 육류 시장을 고단백 곤충 식품이 1%만 대체해도 1700억원 대의 곤충 식품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이번 갈색거저리의 식품 원료 인정은 앞으로 곤충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건강에 기여함은 물론, 미래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앞으로 곤충을 미래 자원으로 인식해 식품, 가공, 의약 등의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 전략이 중요하다"며 "식품 첨가물, 사료 첨가물, 사료 제품 등은 이미 유럽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 국민 위생과 안전을 위한 법이 제정되는 등 본격화되고 있으므로 이를 벤치 마킹해 한국형 정책 지원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덜란드·호주·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식의약 곤충의 잠재력을 인정해 이미 연구가 시작된 반면, 우리는 늦게 출발 했다"면서 "선진국들은 곤충을 식용 하던 전통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를 우리의 강점으로 삼아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가연구기관과 대학의 식품 분야에서는 전통 지식 보존과 신규 자원 발굴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번데기, 벌 등을 중심으로 전통 문화와 영양 가치를 결합시키면서 곤충을 혐오 대상으로 여기는 기존 인식을 바꾸는 데에도 많은 노력과 연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곤충산업처럼 농업 분야의 미래 성장 산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곤충을 활용한 식품 시장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곤충 자원의 식품 원료 등록을 핵심 규제 개선 과제로 선정해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두 기관은 갈색거저리 이외에도 흰점박이꽃무지, 장수풍뎅이, 귀뚜라미도 식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연구가 마무리되는 대로 새로운 식품 원료로 신청할 계획이다. 식용 곤충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곤충을 이용한 조리법과 메뉴들을 개발하고, 유아나 노인, 환자를 위한 특수 의료용 식품 개발도 연구 중이다.

[아주경제-농촌진흥청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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