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문화재 환수, 이제는 우리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2015-09-08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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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등용 기자 = 글로벌 게임 업체 '라이엇 게임즈'가 지난 1일 해외 문화재 환수와 문화유산 보존 관리 및 각종 체험 교육, 행사 후원 등을 지원하는 후원 약정식을 문화재청과 체결했다. 후원금 규모만 8억원에 이르는 계약이다.

라이엇 게임즈의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후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012년부터 한국 문화유산 보호와 지원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금까지 후원한 금액만 30억원에 달한다.
이번 라이엇 게임즈의 후원 협약은 분명 우리 문화재 환수 사업에 희소식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이 우리 문화재 환수에 발 벗고 나서는 동안 우리나라 정부와 우리 국내 기업들이 해온 역할에 대해선 의문 부호가 남는다.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외로 유출된 우리나라 문화재는 2015년 1월 기준으로 16만 여점에 이른다. 문화재들은 일본, 미국, 독일 등 총 20개 나라에 흩어져 있다. 이 중 올해 4월 1일까지 한국으로 돌아온 문화재는 9959점에 불과하다. 회수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문화재 환수 사업에 대한 지원은 열악하기만 하다. 2015년 문화재청에 배정된 문화재 환수 관련 예산은 36억원이다. 유출된 문화재를 긴급하게 매입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문화재를 매입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민간 부문의 지원을 살펴보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마찬가지다. 2013년과 2014년 문화재청을 통한 민간 기업들의 후원금은 약 8억 6000만원이었다. 이마저도 미국 기업인 라이엇 게임즈가 대부분을 부담했다. 한국 기업의 명단은 찾아볼 수 없다.

결국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에티오피아가 이탈리아와 영국에게서 돌려받은 문화재도, 프랑스가 독일로부터 반환 받은 유명화가의 작품들도 결국 정부의 협상력이 주효했다. 실제로 1994년 독일 총리였던 헬무트 콜은 당시 프랑스와의 정상회담에서 “교환이 아닌 우리의 순수한 선물”이라며 28점의 미술품을 돌려주기도 했다. 우리 정부가 나서서 배워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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