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경식 교수의 강연, 대담 프로그램과 <위로공단>등 화제작의 매진이 이어지며 행사 기간 중 인천아트플랫폼 일대가 활기차졌다는 후문이 있을 만큼 많은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평가다.
행사의 시작을 알린 전야제는 ‘시와, 편지’라는 제목으로, 이주민예술가 그룹 ‘아프서나(AFSONA)'의 공연과 영화 <편지>(연출 이현정)의 상영,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시와‘의 무대로 꾸며져 아트플랫폼 야외객석을 가득 채운 200여 명의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 날 전야제를 찾은 이자스민 의원 역시 ‘문화예술을 통한 자유롭고 평화로운 소통’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는 영화제의 취지에 공감과 지지를 표하며 다양한 ‘디아스포라’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당부했다.
대표적인 재일조선인 학자이자 동시대의 가장 주목받는 지식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서경식 교수와 함께 하는 특별 프로그램 ‘D-아카데미’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5일과 6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서경식 교수 본인의 삶에 빗대어 들려주는 디아스포라의 삶과 예술에 대한 강연과, <밀양 아리랑>의 박배일 감독과 함께 후쿠시마와 밀양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대담으로 구성, 매 회 100여 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찾아 진지하고도 열띤 교감의 장을 만들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인천을 처음 방문했다는 서경식 교수는 인천 시민들의 열렬한 호응이 인상적이었을 뿐 아니라 디아스포라적 관점에서 인천이라는 지역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는 감상을 전했다.
국내외 화제작들의 상영과 함께 특별 게스트와의 만남으로 구성된 ‘사이 토크(Talk)' 역시 많은 시민들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위로공단> 상영 후 이어진 임흥순 감독, 이총각 동일방직 전 노조위원장과의 만남이 매진을 기록한 것을 필두로, 국내 최초로 공개적인 동성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와의 만남, 그리고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분쟁지역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예리한 시선으로 분석해준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활동가 반다와 경향신문 국제부의 구정은 기자와의 대화 시간 등이 모두 열띤 관심 속에 진행되었다.
또한 영화제에 앞서 지난 5개월 간 진행된 ‘이주민 미디어 교육, 영화 소(疎) 란(LAN)'(이하 소란)팀의 작품 상영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 화교 학교 어린이, 중도 입국 청소년, 베트남 이주민 공동체 등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4편의 작품이 아트플랫폼 야외무대에서 상영되었으며, 이주민 스스로 본인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냈다는 점은 물론, 그 결과물의 수준 또한 상당하여 모든 관객들의 진심어린 박수를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한 자리에 모인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을 위해 총 4개 국어로 제공된 자막은 ’디아스포라영화제‘이기에 가능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이밖에도 지도와 나침반을 들고 중구 일대를 탐방하는 새로운 형식의 스포츠⦁문화 프로그램 ‘오리엔티어링’과 야외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 플리마켓과 버스킹 공연까지 다채롭게 꾸려진 모든 프로그램들이 조화를 이루어 어우러지며, 고르게 관심을 받았다.
이 모든 행사가 치러진 아트플랫폼은 인천 중구의 개항장 거리 부근에 위치한 복합 문화예술공간으로, 역사적 의미 뿐 아니라 특색있는 건축양식, 신선하고 감각적인 전시·공연 프로그램으로 재조명 받으며 ‘공간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영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행사 기간 동안 진행된 설문조사를 통해 ‘작은 규모의 영화제인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프로그램이 알차다’,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데 기간이 짧아 아쉽다’는 등의 감상으로 영화제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으며, ‘내년에도 이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응답 비율이 압도적일 만큼 열렬한 호응과 성원을 보냈다.
‘제3회 디아스포라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문화다양성 확산을 위한 무지개다리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시영상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였다.
작지만 내실있는 프로그램으로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문화 행사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였다는 평가와 함께 내년에는 더욱 풍성하고 알찬 프로그램으로 다시 한 번 관객들과 만날 것을 기약하며 진한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