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군기 "자살병사 절반, 자살 우려 인지하면서도 막지 못해”

2015-09-0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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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김혜란 기자 = 군대에서 자살한 병사 절반가량은 자살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군에서 인지하고도 이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의 병사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것으로, 재발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6일 최근 3년여간 보호·관심병사와 도움·배려병사의 자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분석 결과 2012년부터 2015년 8월 말까지 자살한 병사 136명 중 64명이 사전에 자살 가능성이 있는 병사로 분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자살 병사 총 40명 중 23명(57.5%)이 '보호·관심병사'로 지정돼 있었고, 올해 1∼8월 자살한 병사 13명 중 8명(61%) 역시 '보호·관심병사'로 분류돼 있었지만, 결국 군이 이들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백 의원이 '도움·배려병사로 지정됐던 병사들의 자살 장소'를 분석한 결과, 총 64명 중 34명(53.1%)은 창고, 화장실, 연병장 뒤, 사격장, 생활관 등 부대 안에서 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0명은 휴가나 외박 등을 틈타 외부에서 자살했다.

백 의원은 "군에서는 자살우려자 등을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자살 우려자로 식별한 후에도 '1인 멘토'를 지정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관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 아니냐"며 "자살 우려가 있음을 인지하고도 막지 못했다면 관리 소홀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는 징집된 병사들의 신체를 보호해야 할 적극적인 의무를 갖고 있으며 군대 내 자살을 개인의 의지박약이나 나약함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원인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것"이라며 "군 부적응자는 사회로 빨리 복귀시키는 등의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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