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대책] “취약계층 주거복지·전월세난, 두 마리 토끼 모두 놓쳤다”

2015-09-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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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위한 맞춤형 임대주택 공급 좋지만, 당장 가을 이사철 전세난 대책 전무"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른 2016년 주거지원 확대 물량 현황 [자료=국토교통부]


아주경제 김종호 기자 = 국토교통부가 2일 내놓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을 놓고 전문가들은 취약계층의 주거안정과 전월세난 해결 모두에 물음표를 던졌다.

이날 국토부가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에는 △리모델링 임대 도입 및 전세임대 공급 확대 △가을 이사철 매입·전세임대 조기공급 △공공실버주택 공급 △행복주택·행복기숙사 공급 활성화 △주거취약계층 주거비 지원 강화 △뉴스테이 활성화 △원스톱 주거지원 안내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됐다.
국토부는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 독거노인과 대학생 등의 주거지원에 중점을 두고, 중산층을 위한 뉴스테이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라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동의했지만, 그 내용이 부실해 큰 실효성을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가을 이사철 성수기를 앞두고 전세난 심화를 외면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민과 중산층 주거안정강화 방안이라는 이름에는 무게가 있으나, 내용을 살펴보면 종전 대책을 백화점식으로 종합하고 보강해 나열하는 정도에 그친다”면서 “가을 이사철 매입·전세임대 조기공급은 매년 언급되는 방안이고, 행복주택과 뉴스테이도 이미 나왔던 대책들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집주인 리모델링 임대사업의 경우 취지는 좋지만, 어느 집주인이 최장 20년간 주변 시세의 50~80%로 집을 내놓겠느냐”고 되물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리모델링 임대사업 역시 민간 위탁으로 가겠다는 LH의 장기적인 로드맵에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노후 주택을 집주인으로부터 위탁받아 이를 개량한 후, 주거취약계층에 주변 시세의 50~80%로 최장 20년까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집주인에게 돌아가는 유인책이 적어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당장 강남 재건축 이주가 대기 중이고,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이를 겨냥한 대책이 전무해 시장의 실망감이 크다”면서 “그간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노령층과 대학생 등을 위한 대책은 좋지만, 다가오는 가을 전세난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공급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건설임대가 아닌 즉시 공급이 가능한 매입임대를 늘리겠다는 이번 대책의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LH의 리모델링 매입임대 2000가구, 공공실버주택 1300가구 등 예정된 공급물량이 적어 큰 공급 효과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팀장은 “공급을 늘리는 것만큼 위치도 중요한 데, 전월세난이 가장 극심한 서울에 공급되는 물량이 수요에 비해 크게 적다”며 “앞으로 국토부가 지속적으로 공급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 수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팀장도 “국토부가 매번 서민 주거안정과 전·월세 대책을 내놓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원인을 처방하는 대책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면서 “일부 계층을 위한 주거안정강화는 당연히 시행돼야 하는 부분이고, 전세난 해결을 위해 수요만큼 전세물량을 공급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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