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기고> 메르스로 주목받는 포괄간호서비스

2015-06-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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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부산지역본부 행정지원부 유영인 부장]


메르스 감염자가 꾸준히 증가해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180명을 기록했다.

이들 중에는 병원에 입원하거나 외래진료를 받으러 왔다가 감염된 환자가 45.6%(82명)인데 비해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이 병간호 및 병문안을 왔다가 감염된 경우가 전체의 35.6%(64명)에 달했다. 환자를 간호하던 간병인 8명(4.5%)도 감염됐다.
이처럼 병원 내 환자의 가족이나 지인 등 외부인들의 잦은 방문과 한국적 간병문화가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만약, 미국이나 일본처럼 병실에 가족이나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는 환경이었다면 29명의 사망자와 1만1천여명이 넘은 인원이 격리됐다가 해제되는 국가적 재앙은 발생하지 않았을까.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가 시범 운영 중인 포괄간호서비스가 조기에 도입되었다면 사태가 이 정도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실제로도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병실에 상주할 경우, 포괄간호서비스를 실시한 병동에 비해 병원 내 감염률이 최대 6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처럼 최근 메르스 사태로 인해 포괄간호서비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간병비 부담으로 인한 가족 간병 및 문병 문화가 메르스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최근 고려대 연구팀 조사에 따르며 입원환자의 평균 입원비(231만원)보다 간병비용(1인당 연 275만원)이 더 많이 든다고 한다. 간병비용의 부담은 사회보험 등의 형태로 사회에서 함께 책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부분 해당 가족이 그 책임을 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간병에 대해서도 공적인 부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고통을 겪는 환자와 환자 가족들을 위해 복지부에서 시범적용하고 있는 보호자 없는 병원을 2018년부터 전국병원에 의무적용할 계획이고, 건강보험공단에서는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을 결정하였다. 이것이 작년 7월부터 시작된 포괄간호서비스이다. 이는 간병인이나 가족이 병실에 거주하지 않고 가족도 병실에 없기 때문에 보호자 없는 병원이라고도 불린다.

병동 내에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가족을 대신하여 간병까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시범사업 병원은 포괄간호서비스를 제공하는 병동을 별도로 운영하고, 환자는 현행 입원료 대신 포괄간호병동 입원료를 지불하게 된다. 그럴 경우, 현행 입원료에 하루 3800원~7450원을 추가로 부담하면 간병인이나 보호자 없이 입원생활이 가능하다.

시범사업 결과를 살펴보아도 그 성과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우선 환자 1인당 간호제공 시간이 일반병동에 비해 1.7배 증가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일반병동 대비 환자의 욕창 발생률은 80% 감소하고 최근 많이 발생하는 낙상사고도 19% 감소하였다. 체위변경은 2.5배 늘었고, 목욕(피부간호)이 1.6배, 구강간호가 1.9배로 늘었다. 이는 전문 간호인력의 서비스로 간병에 대해 체감하는 만족도가 올라가는 직접적인 이유가 된다. 그리고 환자 85%가 다시 이용하고 싶다거나 주위에 권하겠다며 만족감을 표시하는 결과에서 그 성과가 확연히 드러난다.

이런 성과는 환자가족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아닌 가족의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기회비용의 증대를 의미한다. 특히 파킨슨병 등 간병이 힘든 질병을 앓는 환자 가족들에게는 무엇보다 희소식일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메르스로 인해 포괄간호서비스의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참여병원 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부족한 간호인력 등을 충원해 나간다면 모든 국민이 간병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포괄간호서비스의 조기정착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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