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연휴특수와 저유가 등으로 호황을 누리던 항공업계가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5월 항공여객은 연휴 특수와 저유가·환율 효과로 800만명을 훌쩍 넘겨 지난해 8월 최고 성수기 수준과 비슷한 호황을 누렸다. 문제는 메르스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은 6월 항공여객이 급감하며 항공업계 2분기 실적향상에 제동이 걸렸다.
근로자의 날부터 어린이날까지 ‘황금연휴’와 석가탄신일 연휴가 있었고 저유가·환율효과에 따른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 중국·동남아 여행객의 쇼핑목적 방문 증가가 주요인이다.
국제 여객 중 중국노선 실적이 두드러진다. 한중노선 운항이 증가하고 중국 관광객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전년 동월 대비 28.0% 증가했다. 전체 국제선 중 중국노선 실적 점유율은 30%를 넘어섰다.
국내 여객은 저비용항공사(LCC)가 이끌었다. 국내 LCC 5곳의 분담률은 52.5%로 지난해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대형사는 47.5%를 기록했다.
국제·국내선 여객증가로 대부분의 지방공항이 성장세를 보였다. 국제선 여객 기준으로 대구(196.2%), 무안(76.1%), 청주(69.2%) 공항 실적이 두드러졌다. 주로 LCC들이 국내외선에 집중 취항한 지방공항이 중심이다.
항공화물도 32만톤으로 전년 동월대비 6.7% 늘었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비용 절감과 항공사의 화물기 운항 확대, 해외 직접구매 물품 증가 등이 주요인이다.
◆ 메르스 여파 한 달 째... 6월 항공여객 급감에 2분기 실적 우려
메르스가 5월 항공여객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으나, 업계는 6월을 고비로 보고 있다.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 실적이 모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이달부터 국내외선의 여객수는 15~20% 급감했다.
문제는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예약 취소가 잇따르는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예약 취소가 10만명을 훌쩍 넘겼다. 단거리 국제선과 국내선을 위주로 운영하는 LCC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주항공은 12일까지 2만100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으며 에어부산 1만여명, 진에어 5000여명이 넘어섰다. 이에 일부 항공사들은 중국과 일본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거나 횟수를 줄였다.
업계는 메르스 여파로 2분기 실적을 우려하고 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메르스로 인한 타격이 사스(SARS) 때보다 크고, 세월호 때에 비해 몇배 더 크다”며 “(메르스 사태로 인해) 2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메르스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계 최대 특수기간인 3분기에도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고심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 최대 특수인 여름 휴가 성수기를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메르스 종식 이후에도 한동안 해외 관광객 유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