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영국 총리, 복지 축소 거듭 설파…"적게 걷고 적게 쓰는 사회로"

2015-06-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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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당, 복지예산 2017년까지 21조원 삭감 추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사진= 영국 보수당 홈페이지]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영국 보수당을 이끄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적게 걷고 적게 쓰는’ 복지국가를 설파하고 나섰다.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과 이언 던컨 스미스 고용연금부 장관도 잇달아 캐머런 총리의 복지축소론을 공개적으로 거들었다. 정부가 내놓은 복지지출 축소 계획에 관한 여론의 거센 반발을 누그러뜨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캐머런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낮은 임금·높은 세금·높은 복지’ 사회에서 ‘높은 임금·낮은 세금·낮은 복지’ 사회로 가야 한다”며 “최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이 번 돈을 세금으로 내고 정부가 다시 이 돈을 이들에게 더 많은 복지와 함께 돌려주는 ‘터무니없는 회전목마’를 끝내겠다”고 역설했다.
캐머런 총리는 그간 ‘1·4·7’을 언급하며 정부의 복지 축소 계획을 지지해왔다. 그는 “영국 인구와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전 세계의 1%와 4%를 차지하는데 영국의 복지지출은 전 세계 복지지출의 7%를 차지한다”며 영국이 ‘복지 과잉’ 상태라고 밝혔다.

오스본과 스미스 장관도 전날 더 타임스 일요일판인 더 선데이 타임스에 낸 공동 기고에서 영국 복지가 ‘해로운’ 수준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로운 복지 의존 문화를 개혁하는 것이 영국 미래에 대비하는 우리 임무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추진하는 복지 개혁은 지속 가능한 비용 전제 아래 복지 체계가 근로와 개인의 책임을 장려하는 것을 확실히 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당 정부는 2200억파운드 규모의 복지예산을 오는 2017년까지 120억파운드(약 21조원) 줄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영국 정부예산에서 복지지출은 약 30%를 차지한다. 전체 교육예산이 990억파운드인 점을 고려하면 복지지출 삭감 폭이 어느 정도임을 짐작할 수 있다. 또 근로 연령층 가구에 대한 연간 복지혜택 한도를 2만6000파운드에서 2만3000파운드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달 세부계획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세금공제 축소 등 여러 복지 분야에서 지출축소가 이뤄질 전망이다.

보수당 정부는 "정부는 번 만큼 써야 한다"면서 재정적자 시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2010년 집권 당시 GDP 대비 11.6%에 달했던 재정적자 비율을 현재 4.3%로 낮춘 데 그치지 않고 3년 뒤에는 재정흑자로 되돌려놓겠다는 것이다. 앞서 보수당은 총선 기간에 “2018~2019 회계연도에 재정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공약했다. 성공하면 18년 만의 재정 흑자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별 지출을 130억 파운드(약 23조원) 삭감하고, 복지지출을 120억파운드(약 21조원) 감축하고, 탈세 억제를 통해 50억파운드(약 8조원)를 확보하는 등 총 300억파운드(약 51조원)의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제시했다.

특히 캐머런 총리는 “앞으로 5년간 증세는 없다”고 못 박아 재정 흑자에 도달하려면 ‘적게 내고 적게 쓰는’ 것 이외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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