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현대·기아차의 1분기 판매 실적이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부담, 엔저 심화, 판매량 부진 등에 따른 경쟁력 약화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현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아차의 판매 감소율은 현대차에 이어 두번째다. 기아차는 지난해 1분기보다 2.7% 감소한 75만1080대다.
같은 기간 다임러의 판매량은 13.4% 증가해 가장 높게 뛰었다. BMW(8.2%), 포드(3.3%), 폭스바겐(1.9%), 혼다(0.8%) 등도 판매가 늘었다. 반면 GM은 판매량이 0.7% 감소했고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1.6% 줄었다. 닛산(-2.1%)과 도요타(-2.4%)도 판매량이 줄었지만 현대기아차보다는 덜했다.
영업이익률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9.0%에서 올해 1분기 7.6%로 하락했다. 기아차는 6.2%에서 4.6%로 떨어졌다. 반면 BMW는 같은 기간 11.5%에서 12.1%로, 도요타는 6.6%에서 8.9%로 이익률이 상승했다.
비교 대상 11개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곳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제외하면 닛산(6.2%→5.2%), 혼다(5.3%→3.3%) 등 두 곳뿐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 전망치도 하향되는 추세다. 실제 2개월 전과 비교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9.96%, 7.53% 하향조정됐다.
여기에 주가 부진 탓에 국내 자동차업체의 평가가치는 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수준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6배, 0.7배 수준이다. 포드(2.1배), 도요타(1.5배), 혼다(1.1배), 닛산(1.1배) 등과 비교하면 낮다.
한편, 이날 국제금융시장집계에 따르면 세계 시가총액 500대 기업 목록(전날 기준)에서 현대차가 빠졌다. 현대차의 시총 순위는 작년 말에 337위(340억6000만달러)였다. 지난 1일 현대차의 순위는 431위(304억8000만달러)였고, 2일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면서 492위(275억2000만달러)로 추락했다. 그러다 3일 전날보다 더 떨어지면서 결국 500대 기업에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