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연)은 그래핀을 폭 0.5 m의 대면적 롤전사로 분당 2 m의 속도로 전사해 유연 투명 전도체 필름을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의 핵심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전기전도도와 강도, 유연성 등이 뛰어나면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그래핀은 투명전극의 소재로 쓰여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제품 등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단원자층으로 구성된 그래핀은 매우 작은 힘에 의해서도 쉽게 파손되는 특성이 있으며, 전사 과정 중에 그래핀이 파손되면 전기적 특성이 크게 저하되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파손을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그래핀 응용의 열쇠로 여겨져 왔다.
이 기술을 통해 연구팀은 합성된 그래핀을 열박리테이프에 붙이고 온도차가 있는 롤러쌍 두 개를 활용해 그래핀을 유연기판으로 전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전사하는 과정에서 그래핀이 파손되지 않도록 롤러의 상대적 속도 및 다축 하중을 제어해 연속공정이 가능한 롤투롤 장비를 구현한 것. 이로써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면서도 균일성이 매우 높은 그래핀 유연 필름을 높은 생산성으로 대면적으로 전사하는 것이 가능해 졌다.
지금까지는 그래핀 고품질 합성 기술, 안정적 도핑 기술, 패터닝 기술 등 다양한 기반 기술이 확보되어 있었지만, 전사된 그래핀의 품질이나 면저항 균일도를 제어할 수 없었다. 따라서 고품질 그래핀을 대량으로 제조하기 위한 이번 대면적 롤투롤 전사 기술 개발은 공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래핀은 태양전지 및 디스플레용 투명전극에서 더 나아가 전자소자용 확산/투습 방지층, 방열 및 발열 필름, 초고속 RF 소자 등에 적용 가능한 재료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발로 우리나라가 그래핀을 활용한 제품의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책임자인 김재현 박사는 “그래핀은 메탄가스로부터 저렴한 비용으로 합성이 가능하지만 그래핀 투명 전도체 필름의 전기적 특성이 일정하지 않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개발이 터치패널, 열전달 필름, 전자파 차폐‧변조 필름 등 다양한 그래핀 응용 제품을 상용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 한 층으로 구성된 필름으로, 매우 우수한 전기전도도, 열전도도, 기계적 강도, 유연성을 지닌다. 수입에 의존하는 희토류 기반 투명 전도체 물질과는 달리 값싼 메탄가스로부터 합성되지만, 유연 필름 위에 형성하기 위해서는 전사 공정이 필요하다.
한편, 이 기술과 관련된 9건의 특허가 미국, 한국 등에 등록됐고, 추가로 8건의 특허가 출원 중이다. 관련 연구 결과는 ACS Nano, Scientific Report, Nanoscale 등의 저널에 출판됐다. 이 중에서 그래핀 전사 장비 특허는 롤투롤 장비 전문기업 ㈜아이펜(www.2ipen.com)에 기술 이전돼 상용화가 진행 중이며, 올해 안에 그래핀 전사 장비의 해외 수출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