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감염병 전문의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국내 치사율은 일반 지역사회 폐렴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감염병 관련 전문의 단체인 대한감염학회는 4일 "국내 메르스 환자의 치사율은 외국 자료와 달리 10% 정도로 예상된다"며 "이는 메르스가 나타나기 전 지역사회 폐렴의 사망률보다 크게 높은 수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의 통계로는 전세계 메르스 치사율은 40.8%(감염자 1172명·사망자 479명)다.
이날 오전 기준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 수는 35명으로 이 중 사망자는 2명이다. 환자 3명 정도가 불안정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도 국내 치사율은 전세계 평균보다 훨씬 낮다.
학회는 "외국 사례에서 사망자 대부분은 고령, 당뇨병, 만선신부전증, 만성폐질환, 면역억제 환자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며 "국내 환자도 고령이거나 신장암 치료 병력, 천식,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교의 휴교 조치에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학회는 일부 학교의 휴교 조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루머 등과 관련해 "현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너무나 감성적인 조치와 소문으로, 현재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르스 환자와 접촉력이 없는 일반 국민이 메르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메르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 방역당국, 의료기관, 의료인, 일반 국민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며 "의료진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