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는 등 파장이 커지자 중국 당국도 발빠른 대처와 함께 방역 강도를 높이고 나섰다.
중국 국가질량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과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등 당국이 메르스의 효율적 대응을 위한 문서를 하부 기관에 발송하고 방역 강화에 나섰다고 신경보(新京報)가 2일 전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달 27일 밤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K씨가 아시아나항공 OZ 723편에 탑승, 홍콩을 통해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추적 조사에 나섰다. 이튿날 새벽 2시(현지시간) 무렵 K씨를 현지 병원으로 이송해 격리 조치했다.
K씨와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에 대해서도 추적조사를 시행, 1일까지 밀착접촉자 77명 중 67명을 격리조치하는데 성공했다. 메르스 확진 환자를 방치해 사태를 키운 우리나라와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발빠른 대처다.
홍콩 당국도 분주하다. 현재 홍콩 보건 당국은 기존의 격리자 19명을 포함해 항공기 내부에서 K씨 주변에 앉았던 승객 29명, 접촉 가능성이 있는 27명의 신원을 확인하고 추적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중국의 메르스 유입에 대한 빠르고 차분한 대응은 지난 2002년 발생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충격을 아직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사스 확산으로 중국에서만 7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메르스가 사스와 증상이 비슷해 경계심이 더 크다.
홍콩에서는 메르스 확진환자와 의심환자를 연거푸 출국시킨 한국 당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메르스 확진환자 한국인 남성에 이어 K씨와 밀착 접촉이 의심되는 한국인 격리대상자가 1일 홍콩에 다시 입국했기 때문이다.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홍콩 재입국을 시도한 32살 한국인 남성은 입경처(入境處ㆍ출입국관리소)에서 적발돼 즉시 격리됐다.
메르스 파장이 한국을 넘어 이웃나라 중국까지 확산되면서 관광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대만 단체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나온데 이어 중국인 해외관광객 수 백명이 한국행을 포기하는 등 한국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