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31일(현지시간) 베트남에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계획 포기를 직접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카터 국방장관은 이날 베트남을 방문해 하이퐁의 해군기지를 시찰하며 기자들에게 “남중국해 관련국 모두 영유권 주장을 위한 매립과 군사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카터 장관의 이번 발언은 중국이 조성한 인공섬 하나에 이동식 포격장치(화포) 2문을 한동안 설치했다가 철거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나왔다.
중국은 메이지 암초와 융수 암초를 포함해 남중국해 7곳에서 암초를 메워 군용 활주로와 항구 등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25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중국은 2000에이커(8㎢)의 인공섬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축구장 1500개 크기”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국인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도 실효 지배하는 섬과 암초를 확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미국이 이처럼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베트남 등의 인공섬 조성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카터 장관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인공섬 조성에 대해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이 국제 규범에서 벗어나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정찰과 초계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카터 장관은 베트남 등의 인공섬 조성에는 반대 의견을 표출했지만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원은 약속했다. 그는 이날 “베트남 해안 경비대 순시선을 시찰하면서 베트남이 해상방위력 증강 차원에서 미국제 메탈샤크 순시정을 구매할 수 있도록 1800만달러(약 2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카터 장관은 취임 후 처음으로 베트남을 찾았으며 미국 국방장관으로는 최초로 베트남 해군기지와 군함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