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팔라완이 있었다

2015-06-04 00:00
  • 글자크기 설정

이것이 '힐링'…때묻지 않은 팔라완에서 누리는 진정한 휴식

 
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매캐한 매연, 빼곡히 들어찬 빌딩의 모습에 지칠 대로 지친 도시인들은 누구나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을 갈망한다. 우리가 늘 살아가는 곳과 같은 환경이 아닌, 전혀 다른 환경에 대한 동경 때문이리라.

삭막한 도심에서의 삶을 버리고 가끔은 자연의 웅장함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지구에서 가장 때 묻지 않은 태초 그대로의 순수한 모습, 개발과 보존 사이에 있는 필리핀 생태계의 마지막 보루 필리핀 팔라완으로 떠나자.

하늘이 내린 은혜 ‘천혜’의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팔라완은 파란 하늘, 화사하게 부서지는 햇빛, 하늘의 푸른 빛깔을 그대로 머금은 바다까지…수평선을 기준으로 하늘과 데칼코마니를 이루며 더욱 영롱하게 빛나는 바다의 빛깔은 숨이 멎을 정도로 큰 감동을 선사한다.

◆2000만년 전의 세상 속으로…세계 7대 자연경관 ‘지하강’의 매력에 빠지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하강 투어는 팔라완 여행상품 중에서 가장 인기 있다.

필리핀의 최서단에 위치한 팔라완은 필리핀 국경을 이루는 매혹적인 섬이다.

곳곳에 깨끗한 해변이 펼쳐져 있고 신비로운 석회암 섬들과 열대 우림이 잘 보존돼 있다. 그야말로 자연의 보고다.

이처럼 본연 그대로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팔라완 여행의 백미는 바로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강을 탐험하는 것이다.

팔라완의 주도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위치한 지하강은 아름다운 석회암 절벽과 숲으로 둘러싸여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30분간의 지하강 탐험. 지하강 주변엔 도마뱀과 원숭이 등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된 환경에 감탄을 하게 된다.

팔라완을 찾는 대부분의 여행객은 세계에서 가장 긴 지하 강으로 추정되는 이 지하강을 보기 위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하강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품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제주도와 함께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이 지하강을 탐험하기 위해선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차로 2시간 가량 이동해 사방비치에 도착, 이곳에서 다시 방카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해야 한다.

두 시간 반, 서울에서 강원도 인제군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지만 이 긴 시간도 웅장하고도 신기한 자연의 풍광 앞에서는 찰나에 불과하다.

지하강으로 향하는 입구, 방카에서 내려 조금만 걸으면 거대한 석회암 동굴, 바닥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맑은 에메랄드빛 강물이 이루는 조화가 오묘하다. 

짙은 회색빛 거대 동굴, 그 밑에 잔잔히 흐르는 초록빛 물결이 이뤄내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000만 년 전에 생성된 일종의 석회암 동굴강, 지하강 투어는 보트를 타고 시작된다.

현지 가이드와 함께 작은 배를 타고 지하강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대자연의 경이로운 모습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셀 수 없을 만큼의 박쥐들, 세월이 빚어낸 석회동굴의 속살을 찬찬히 살펴보며 그 웅장함에 쉬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지하강의 총 길이는 8.2km이지만 관광객들은 1.5km 구간만을 볼 수 있다. 이 구간을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 지하강은 지속적인 보호를 위해 하루에 최대 1200명의 인원만 입장이 허락된다. 

단 자연의 위대함이 실로 경이로울 지라도 천장에 붙어 있는 박쥐의 배설물이 벌린 입속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 입은 되도록 벌리지 말고 마음 속으로 감탄, 또 감탄하자.

◆세 가지 빛이 만들어내는 천연 일루미네이션 축제 '환상적'…이와힉 강 반딧불 투어
 

팔라완 맹그로브 숲. 리버크루즈 상품을 통해 맹그로브숲을 유유자적 둘러볼 수 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인근의 이와힉강 하류, 그 강의 양 옆에는 수만 그루의 맹그로브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와힉 강은 다양한 종류의 맹그로브 나무가 신기하게 느껴지는 곳이지만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해가 지고 나서부터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다. 바로 ‘반딧불 투어’를 통해서다. 

밤이 되고 사방이 온통 암흑으로 변하면 비로소 반딧불 투어가 시작된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세 명 정원의 작은 배를 타고 어둠 속에 묻힌 이와힉 강을 둘러보게 되는데, 배를 탄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전혀 상상하지도 못한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고귀한 다이아몬드가 하늘에 촘촘히 박힌 듯 수많은 별들이 캄캄한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별빛에 한참 취하다 잠시 시선을 맹그로브 나무로 돌리니 반딧불들이 발하는 샛노란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한번에 켜졌다 꺼졌다 하는 모습이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를 감싸고 있는 수 만 개의 전구같은 느낌이다.

찬란한 빛의 향연은 강물 속에서 정점을 찍는다. 

물길 따라 유유히 떠다니는 배 안에 들어 앉아 강물 속에 천천히 손을 넣고 물길을 가르니  잔잔하리만큼 고요하던 강물이 삽시간에 초록빛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생체 발광 식물성 플랑크톤 덕분이다. 

실로 신비하고도 몽환적인 광경에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단언컨대 반딧불 투어는 햐얀 별무리, 노란 반딧불, 초록의 플랑크톤이 이루는 천연 일루미네이션(illumination, 조명) 축제의 장이다. 

한편 낮에는 사방비치에서 푸에르토 프린세사 도심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산카를로스강에서 리버크루즈 투어도 즐길 수 있다.

새 모양의 배를 타고 사방비치의 한쪽에 흘러드는 작은 강을 약 1km가량 거슬러 올라가면서 다양한 종류의 맹그로브 나무 군락을 보는 것이 바로 리버크루즈 투어의 묘미다.

맹그로브 숲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패들보트를 타고 직접 노를 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그야말로 맑고 깨끗한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팔라완 사방비치의 일출.

사방비치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

사방비치. 하늘이 그대로 바다에 투영된 듯 맑고 투명한 바다, 초록빛 야자수가 조화를 이루는 사방비치의 경관이 여유롭다.

팔라완은 그 어떤 지역을 가도 훌륭한 자연경관에 눈을 뗄 수 없다. 파란 하늘이 그대로 투영된 듯한 해변을 거니는 한 여인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취재 협조-하나투어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