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 하야 1주년인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정변 비난 집회에 4만 명의 군중이 모였다고 러시아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집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최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주최 측은 집회에서 “우크라이나와 같은 정변이 러시아에서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라 주장했다.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서 열린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러시아 국기를 흔들거나 2차 세계대전 당시 대(對) 나치전 승전의 상징인 검은색과 오렌지색 성(聖) 조지 리본을 맨 채 시위를 벌였다. 현지 경찰은 이날 시위대 규모를 4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날 모스크바 집회에는 우크라이나 친(親) 서방시위의 배후로 지목받던 미국을 겨냥해 '양키는 마이단(우크라이나 친서방 시위를 지칭)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라'는 구호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등장했다.
타스 통신은 21일 망명 1년을 맞은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귀국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야누코비치는 이날 러시아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여건이 허락하면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라고 말했다.
야누코비치는 이어 "보다시피 우크라이나는 파괴됐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전쟁을 멈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귀국하면 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은 야누코비치와 그 측근들을 직권을 이용한 공금 횡령 및 탕진 혐의로 기소하고 수사를 벌이면서 러시아로부터 그의 송환을 추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 4일 야누코비치의 대통령 지위를 박탈하는 법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친러 정권을 수립한 야누코비치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중심부에서 발생한 친EU파 반정권 시위로 지난해 2월 23일 정권이 붕괴돼 러시아로 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