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칼럼] 주식시장에 관성이 존재한다면

2015-02-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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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하나대투증권 이사

어릴 때 고양이를 자주 가지고 놀았다. 낙법에 워낙 능해 방안에서 공중으로 날려도 봤다. 으레 낙법으로 착륙했다. 고양이가 죽을(Dead) 정도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후 죽은 고양이는 바닥에서 약간 튀어오른다(Bounce). 하지만 반드시 다시 아래로 내려온다.

미래 전망에는 반드시라는 표현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아주 높은 가능성을 가진 징조가 있다. 일명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라는 징조다. 대개 미래 전망이라는 말에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 신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날씨 전망은 자유롭게 한다. 그리고 잘 맞추기도 한다. 적중력은 70% 이상이다. 날씨와 주식시장 전망은 별개일까.

행동경제학자인 모신스키와 바빌레르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관성은 날씨 같은 물리적인 세계뿐 아니라 주식시장처럼 사회적인 공간에서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머그컵 하나와 초콜릿 5개가 비슷한 가치를 가짐을 먼저 파악한다. 하루는 100명에게 머그컵을 준 후 다음날 초콜릿 5개와 바꿀 사람을 확인했다. 10명만 바꾸고 90명은 바꾸지 않았다.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로 초콜릿 5개를 머그컵으로 바꾼 사람은 11명뿐이었다.

당연해 보이지만 놀라운 사실이다. 사회적인 세계에서 대표적인 공간이 금융시장이다. 금융시장에 관성이 존재할까. 만약 있다면 일기예보 수준은 아니더라도 60% 이상은 전망이 가능하지 않을까. 학계에서는 무시하고 있지만, 사실 수많은 사람이 금융시장에 관성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평생을 연구해 수많은 징조를 찾아냈다. 이를 통상 기술적 분석 또는 차트 분석이라 한다.

가장 일반적으로 관성을 체크하는 방법이 이동평균선(MA)이다. 최근 가격을 기준으로 과거 5일이나 20일, 60일 종가를 평균해 연결한 선이다. 60일 이평선 기울기가 플러스로 돌아서면 아주 강력한 상승 시그널로 본다. 마치 60마리 제비가 무더기로 돌아와 봄이 왔다는 신호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몇 마리 제비가 죽어도(며칠 동안 주가가 하락해도), 꽃샘추이 정도지 결코 겨울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시간이 흐르면 제비가 5마리씩, 20마리씩 돌아가기 시작하고, 결국 60마리가 모두 떠난다. 60일 이평선 기울기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되는 것과 같다. 보통 60일 이평선 기울기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기 전에 5일 이평선은 여러 차례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통계적으로는 4번 정도 반복을 하는데, 이는 마치 박스권 안에서 움직이는 것과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힘차게 박스를 뚫고 아래로 떨어진다. 고양이가 죽을 정도로 힘차게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60마리 제비가 모두 떠난다. 겨울이 도래한 것이다. 이후 금융시장은 하락을 거듭한다. 금융시장에도 전망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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