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후 주택시장]월세전환 가속+입주물량 부족+재건축 이주 본격화…​사상최악 전세난 오나

2015-02-2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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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군+신혼부부 수요…​설 이후 전셋값 상승, 지난 8년 중 6년

저금리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고 입주물량 감소로 전세 공급은 부족한데 학군수요와 신혼부부 수요, 재건축 이주 수요 가속화 가 겹치면서 설 연휴 이후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서울 도심 아파트 전경.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개포1·4단지는 대기를 걸어뒀다 전세물건이 나오자마자 서둘러 계약한다. 재건축 단지 전세금은 웬만해선 오르지 않는데 이주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가을보다 4000만~5000만원 뛰었다" (강남구 개포동 G공인 관계자)

"서울 강서구나 구로권 등 강서권 전세입자들의 문의가 많다. 신규입주 전세물건이 빠르게 정리되면서 물량마저 많지 않은 상황이다"(김포 감정동 S공인 관계자)
설 연휴 이후 전셋값이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개학을 앞둔 학군수요와 봄철 신혼부부 수요가 겹치면서 설 이후 전셋값은 전달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올해는 수급상황이 더욱 안좋다. 2%대의 저금리로 월세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데다 아파트 입주물량도 예년보다 줄어 전세물량을 찾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강남권을 중심으로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 하면서 전세를 찾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은 씨가 마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현상도 속출하고 있다.

◇보통 설연휴 이후 전셋값 상승폭 커진다=보통 설 연휴 이후는 봄 이사철 계절적 수요와 맞물리면서 전셋값이 본격적인 상승세 보였다. 실제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7년부터 작년까지 8년 가운데 6개년 동안 전셋값은 설 연휴 이후 달이 전달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2009년의 경우 설(1월26일)이 있던 1월 전셋값이 0.30% 하락했으나 2월에는 0.64% 올랐고, 2013년에는 설(2월10일)이 있던 2월에 0.35% 오른뒤 3월에는 0.44%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설(1월31일)이 있던 1월(0.67%)보다 다음달인 2월(0.81%)의 상승폭이 컸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시장은 일반적으로 학군수요의 경우 12∼2월 방학시즌에, 신혼부부 수요는 3∼4월 봄 이사철에 많이 움직인다"며 "최근엔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한겨울에 서둘러 전세를 구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설 이후 가격 상승폭이 커지는 패턴은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급등하면서 한발 앞서 전세 물량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상승 곡선이 한 박자 빨라지는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신규 세입자와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 가운데 발빠르게 물건을 선점하는 수요가 나타났다"면서 "전세물건 선점에 따라 날짜에 맞춰 움직이는 수요의 경우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임대료가 비싸도 들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전세 물량은 씨가 마르는데 재건축 이주 수요 본격화= 올해는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전셋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1월 전세가격은 수도권이 0.36%, 지방은 0.16% 각각 뛰었다.

저금리 기조로 월세전환물량이 늘어난데다 신규 입주물량 부족으로 수급불균형이 여전한 가운데 재건축 이주수요와 겨울방학 학군수요 등이 전셋값을 견인했다는 게 감정원의 설명이다.

문제는 최근 전세난이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저금리 전세자금 지원 등으로 서민층 전셋값 부담을 미미하게나마 줄일 수는 있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만성적인 전세물량 부족에다가 그나마 남은 전세물량도 월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반면 세입자들의 전세 선호는 꾸준할 것으로 보여지면서 전셋값의 지속적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봄 이사철과 재건축 이주수요가 맞물리는 시점에 새 아파트 공급물량도 줄면서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전국에서 1만3675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2월(2만2371가구)과 비교해 38.9%(8696가구)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는 이달 대비 수도권이 73%(6033가구) 감소한 2235가구, 지방은 18.9%(2663가구) 감소한 1만1440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의 경우 작년에 비해 입주물량이 45% 감소하는 등 전세값이 진정될 만한 요인보다는 급등할 요인이 많기 때문에 신혼부부 수요가 몰리는 봄 이사철에 전세시장은 더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셋값 추가 급등의 진원지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이주수요가 꼽힌다. 서울시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지구, 강동구 고덕지구, 서초구 신반포지구 등에서 올해 본격적인 이주가 이뤄지면서 2만1000여 가구가 이주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위원은 "반복된 전세난 학습효과로 봄이사철이 상대적을 빨라지면서 3월 말이면 전세시장이 안정되는 상황이 최근 수년새 연출됐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속도가 워낙 빠른데다 서울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겹치면서 올 봄 전세시장이 쉽게 안정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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