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혁 씨 증언 번복의 핵심은 본인이 감금됐던 수용소가 '14호'에서 '18호'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14호는 정치범수용소이지만 18호는 일반 범죄인을 위한 수용소이기 때문에 자신이 형사범수용소 출신이라는 것을 시인한 것이 된다.
북창 18호 관리소 출신 탈북자 김혜숙 씨는 "북창 18호 관리소는 국가안전보위부가 관리하는 정치범수용소와 달리 인민보안성(현 인민보안부)이라 하는 경찰이 관할하는 수용소"라며 "뇌물수수 등의 경제사범을 주로 관리한다"고 확인했다.
따라서 신동혁 씨가 진술한 자서전 '14호 수용소의 탈출'은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묘사한 것이 아니라 일반 형사범수용소에 관한 진술이기 때문에 그의 주장의 기본 전제가 완전 거짓이 돼버렸다.
또 신씨는 부모가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면서 본인도 13세에 수용소에 들어갔다고 자서전에서 주장했지만 수용소 입소 나이를 20세로 번복했다.
본인이 스스로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미성년자 나이인 13세에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면 연좌제에 의한 것이란 설명에 부합하지만 성년인 20세에 18호 수용소에 감금됐다는 것은 자신의 범법행위에 의한 처벌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북한은 이처럼 스스로 중대한 결함을 시인한 신씨의 증언 번복이 있은 지 4일 만인 지난 21일 조선인권연구협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신씨의 증언에 기초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와 북한인권결의안은 무효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도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같은 주장을 담은 서한을 보냈으며, 서세평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도 유엔 인권이사회에 거짓 증언에 기초한 대북 비난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신씨의 일부 증언이 거짓으로 드러났음에도 북한의 인권유린은 명백하다고 강조했으며, 마이클 커비 COI 위원장도 같은 입장을 피력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북한은 신씨의 거짓 증언 파문을 대북 인권 공세를 무력화할 '호기'로 잡고 지속적으로 논란에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