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시끌벅적했던 MBC '나는 가수다 시즌3'(이하 '나가수3')의 이수 출연은 결국 무산됐다. 하지만 출연 결정, 그리고 하차 과정에서 MBC의 일방적인 모습은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나가수3' 이수 출연에 대한 논란은 이수·린 부부가 동반 출연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시작됐다. 이수의 실력을 떠나 과거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출연진을 TV 프로그램에서 본다는 사실을 반기는 시청자는 없었다. 하지만 출연설이 제기됐을 때부터 꾸준히 제기된 시청자의 반응을 무시하고 MBC는 결국 섭외를 강행했다. 출연이 확정되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지만, MBC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이수 입장에서는 충분히 두렵지만, 시도해볼 만한 시도였다. 그동안 OST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던 이수가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설 기회를 얻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MBC는 여론의 분위기를 끝내 못 이겼는지 하루 만에 이수의 하차를 결정했다. 모양새도 이상했다.
MBC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 '나가수3'에 출연 예정이던 이수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프로그램을 아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라며, 늘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은 단 두 줄에 불과했으며, 이수의 하차를 MBC의 의지가 아니라 시청자의 바람 때문으로 돌리고 있었다.
이수의 잘못에 대해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잘못했고, 자숙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하지만 MBC의 입장도 이해할 수는 없다. 섣부르게 이수의 출연을 결정했고, 뒤늦게 시청자의 반응이 좋지 않자 일방적으로 하차를 결정했다. 그것도 '시청자 때문'이라는 이유에서 말이다.
게다가 이수 측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돼 이수 소속사는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당황스러워했다. 방송사라는 위치에서 흔히 말하는 '갑질'을 해놓고는 전적으로 책임을 시청자에게 떠넘겼다.
MBC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기획한 '나가수3'의 방송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방송사와 출연진, 시청자 사이의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이 얼마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