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빠진 한진그룹…조양호 회장 돌파구는?

2014-12-1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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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으로 대한항공 본사가 검찰의 압수수색까지 받는 등 한진그룹의 물밑에 있던 각종 위험 요소들이 한꺼번에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올림픽 분산개최 이슈까지 엮이면서 안팎으로 산적한 현안에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검찰과 대한항공에 따르면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은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인천공항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전날 참여연대가 사건 당시 조 부사장이 욕설을 하는 등 대한항공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며 고발한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이 외부 사안이 아닌 자체 문제로 본사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지난 1999년 그룹 탈세 혐의 이후 15년만이다.

사건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조 회장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날 오전 조 부사장이 전날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며, 사태 진정에 나섰으나 본사 압수수색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조 회장의 고민은 더 깊어진 상황이다.

사태가 계속 악화되면서 조 회장은 조 부사장의 대한항공 등기이사 직함 뿐 아니라 나머지 계열사 대표직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신속히 내려야 할 처지가 됐다. 기업의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서비스업 특성상 조 부사장을 둘러싼 이번 사태가 대한항공의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조 부사장의 향후 거취에 따라 그룹 전체의 후계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번 사태 이전까지 한진그룹은 후계구도는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이 대한항공 경영의 전반을 맡고 조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기내서비스와 기내식 및 호텔부문을,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대한항공의 광고·마케팅·홍보 무문을 나눠 맡아 왔다.

조 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뿐이 아니다. 평창조직위원장으로서 IOC에서 제시한 일본 또는 국내 분산 개최 가능성에 대한 입장도 정리해야 하고, 지난해 그룹에 편입된 한진해운의 경영 정상화에도 신경써야 한다. 최근 한진해운은 내년 상반기 7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만기에 대비해 영구채교환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유가하락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어느정도 실적이 개선되긴 했으나 꾸준히 승객이 줄어들고 있는 대한항공의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대한항공의 국제선 이용객은 804만9949명으로 국내 항공사 중 전년 상반기 대비 유일하게 승객수가 감소했으며, 탑승률 역시 72.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조 회장은 12일 오전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분산개최와 관련한 조직위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나 간담회에서 조 부사장의 '땅콩 리턴' 사태와 관련한 질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 회장이 이를 어떻게 해쳐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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