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서울·수도권 아파트 경매 열기가 시들해진 반면 지방광역시의 아파트 경매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은 신규 분양물량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며 주택 마련을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지방 광역시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6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21일 기준 5대 지방광역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5%로 전달(93.3%)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1년 6월(102.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낙찰가율이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잇따라 고가 낙찰 사례가 나오고 있다. 법원에서 이달 18일 경매에 부친 대구 북구 침산동 대한동아 침산2차 무지개아파트 전용 134㎡는 21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2억9000만원)의 116%인 3억3666만6000원에 낙찰됐다.
3일 낙찰된 대구시 수성구 사월동 시지2차 사월보성타운 전용 85㎡아파트도 20명이 경쟁을 벌여 감정가(2억1500만원)보다 1600만원 가량 더 비싼 2억31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5일 경매에 나온 광주 북구 운암동 남양휴튼 111㎡ 역시 18명이 경쟁에 참여해 감정가의 104%인 2억8999만9000원에 낙찰됐다.
한편 이달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모든 지역에서 지난달보다 떨어지며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낙폭을 살펴보면 서울의 낙폭이 가장 크고 지방 광역시의 낙폭이 가장 작아 낙찰가율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의 낙찰률은 35.9%로 지난달보다 10.6%포인트 떨어져 올해 처음으로 40%선 밑으로 내려갔다. 지방 광역시의 낙찰률은 52.5%로 지난달보다 3.1%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밖에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45.2%(전달대비 5.3%포인트↓),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은 49.6%(7.2%포인트↓)로 집계됐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 지역의 신규 공급 증가와 지방의 물량 부족 현상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져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위해 경매법정으로 발길을 옮기는 사례가 느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