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철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인 '탄소섬유'가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한 산업 패러다임의 바꿀 수 있는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검은 보물이라 불리는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1/4수준에 불과한 무게, 10배의 강도, 7배의 탄성 등의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이 높고 적용할 수 있는 산업 분야가 많아 연관 산업으로의 후방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BMW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전기차 i3의 기본 골조 전체를 탄소복합소재(CFRP)로 제작하며 기존 슈퍼카에만 쓰였던 탄소섬유가 양산차에 사용하며 대중화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앞으로 BMW는 자동차 구조 소재로 차체의 무게를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탄소복합소재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보잉787, 에어버스A350 등 최신 항공기 기종에서도 50% 가까이 탄소섬유복합소재를 적용해 항공기 경량화를 통한 연료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최근 미국 보잉사는 도레이와 10년에 걸친 1조엔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도레이는 계약 체결에 따라 2012년보다 50% 증가한 2만7000톤까지 생산능력을 키우고,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1000억엔을 투자해 제2 미국 공장을 건설한 뒤 2017년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탄소섬유는 2012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했으나 2012년 이후 효성, 태광 등이 연이어 진출하며 상용화 설비를 가동, 자체수급을 시작하는 등 맹추격에 나서고 있다.
효성은 일본과 미국이 30여년간 독점해온 탄소섬유 시장에서 탄소섬유 탄섬을 개발해 지난해 5월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탄섬은 우주, 항공, 자동차, 방위산업 등에 사용된다. 효성은 지난 3월과 6월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인트라도에 차체 뼈대와 지붕, 사이드 패널을 공급했다. 효성은 2020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만4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태광산업은 울산공장에 연산 1500톤 규모의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고, 삼성종합화학은 독일 SGL의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들여와 국내에서 마케팅과 판매 사업을 벌이고 있다. SK케미칼은 미쓰비시레이온의 탄소섬유 원사를 국내로 가져와 가공 및 판매하고 있으며, GS칼텍스도 정유공정 잔사유를 활용해 내년 중 탄소섬유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탄소섬유의 시장 규모는 연 20억달러 규모에 달한다. 연평균 12% 성장하는 추세로, 오는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탄소섬유를 비롯한 복합재료가 자동차, 항공기 등 다양한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사용될 경우 이를 통한 경제적 파급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