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 기자 = 11월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동결됐다. 경기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지만 단기간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만큼 그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2.0%로 유지했다. 현 기준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2월부터 17개월간 2.0%로 운영된 사상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내년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 개시 등 출구전략의 본격화와 이미 급증한 국내 가계부채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전일 한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대출은 10월 한 달 사이 6조9000억원 늘어 증가 폭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양국간 금리차가 좁혀지면 자본유출 위험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국내 시장금리도 결국은 상승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문제가 악화될 수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수 회복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금리가 경기를 뒷받침하는 수준이라는 인식은 지금도 바뀌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저의 심화나 국내 경기 흐름 등 대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서는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
엔저의 경우 현재는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에 동조화해 움직이면서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되지만, 자칫 장기화될 경우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
여기에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경우, 내년 경제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추가 인하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환율만 보고 기준금리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향후 금리 방향은 "예단할 수 없다"며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주열 총재는 "금리정책은 성장과 물가, 거시경제 상황, 금융안정 리스크를 균형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가계부채가 많이 늘고 내외 금리차가 축소된 만큼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조정폭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최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0.2%포인트의 조정안을 내놓은 금통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느 "금리조정폭은 현 수준인 0.25%포인트가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며 "0.2%포인트나 0.1%포인트로 조정하게 되면 금융시장에서 폭에 대한 예측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012년 7월 종전 3.25%에서 3.0%로 내린 뒤 10월 2.75%로, 지난해 5월 2.5%로 각각 인하하고서 14개월 연속 제자리에 묶었다가 올해 8월과 10월에 0.25%포인트씩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