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대한민국 경제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회복국면에 진입했지만, 경기상승 속도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회복기와 비교하면 현재의 생산증가 속도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수출 회복이 미미한 가운데 투자와 소비 등 내수 활력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경기의 회복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호전되면서 우리 수출이 소폭 개선되고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불확실성 축소, 정부의 강도 높은 경기부양으로 내수 심리도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기적으로 4%대 성장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은 2015년 경제성장률이 3.9%로 올해 전망치인 3.7%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KB금융연구소는 올해 전망치인 3.6%보다 소폭 상승한 3.7%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와 같은 3.6%로 예상했다.
▲한국경제 성장세, 내수도 동반 상승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이 각각 발간한 '2015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국내경기의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가 호전되면서 내수도 극심한 부진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축소, 정부의 완화적인 경제정책 등으로 크게 위축됐던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다소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요위축의 악순환을 우려하는 정부의 경제정책 강도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완화와 재정확장 정책이 결합되면서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기대된다.
LG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에서 교역이 차지하는 기여도가 낮아지면서 우리 경제는 과거와 같이 수출이 먼저 회복되고 이에 따라 투자, 소비가 창출되는 형태의 경기상승이 어려워졌다"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원화가치의 절상 기조도 이어지면서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부양책과 자산가격 회복 등에 힘입어 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고령층의 노후불안과 높은 가계부채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을 주도할 정도로 내수확대 속도가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은 경제정책의 효과가 집중되는 상반기 성장세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고 중국과 경쟁도 더 치열해지면서 중기적으로 우리 경제가 4%대 성장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소비, 심각한 위축에서 벗어날까
현재 국내 소비 수요를 보면 경기회복의 징후가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민간소비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장기적인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한 단계 낮아지면서 가계부문이 은퇴에 대비해 저축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 가계의 소비성향 저하 추세가 진정되고 있어 그 속도는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소비는 그동안의 심한 위축에서 벗어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호조 상황이 이어지고 물가안정세도 유지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가계소득 확대를 위한 세제개혁, 소비 활성화를 위한 각종 세제 혜택과 함께 LTV, DTI 규제 완화 등 경제정책도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가 다소 살아나면서 자산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내구재 소비도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내수 회복, 고용 확대로 이어진다
경기회복 속도가 완만한 데 비해 고용증가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취업자 증가수는 약 58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00년대 평균 32만명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다. 성장에 비해 고용의 활력이 높은 상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제조업의 경기주도력이 과거 회복기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크게 부진했던 소비가 반등하면서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서비스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전망이다. 주택시장 부양정책에 힘입어 건설투자도 호조를 보이면서 관련 부문의 고용창출 효과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