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식물성 오메가-3 지방도 있다. 호두에 풍부한 ALA(알파리놀렌산)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식품영양학과 로저 클레멘스 교수는 "호두의 하루 적정 섭취량인 28g(한 줌)엔 ALA가 2.5g 들어 있다"며 "이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한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아마인유 60숟갈에 든 ALA의 양과 엇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두와는 달리 아몬드·피스타치오·땅콩 같은 견과류엔 ALA가 일체 함유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ALA가 비교적 많이 든 견과류는 피칸(28g에 약 0.5g) 정도라고 했다.
또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선 호두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의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이는 것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ALA를 비롯해 호두의 다양한 웰빙 성분 덕분일 것 같다”고 추정했다.
멜라토닌은 호두의 또 다른 웰빙 성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수면 유발 호르몬. 주로 밤에 나와 ‘암흑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멜라토닌이 적당량 분비돼야 잠을 푹 잔다. 시차가 많이 나는 해외여행 직후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것은 멜라토닌이 잘 분비되지 않아서다. 해외여행이 잦은 사람들은 알약 형태의 멜라토닌을 지참하기도 한다.
멜라토닌은 수면 유도 작용 외에 강력한 항(抗)산화작용도 지닌다. 멜라토닌의 항산화력은 비타민 E의 두 배에 달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클레멘스 교수는 “하룻밤 새 우리 몸에서 생성돼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은 약 3∼10㎎”이며 “호두 28g엔 약 1㎎의 멜라토닌이 들어 있으므로 호두가 숙면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했다.
미셸 윈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폴리텍대학 식품과학영양학과 교수는 “나이 들어 고(高)콜레스테롤혈증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며 “중년 남녀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30년 후의 치매(알츠하이머형과 혈관성 치매) 발생률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혈중 콜레스테롤이 정상(약 200㎎/㎗)이었던 사람에 비해 249 ㎎/㎗ 이상이었던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1.5배나 높았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ALA 등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호두를 식단에 포함시켰더니 혈중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10.3㎎/㎗, 혈관 건강에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9.2㎎/㎗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