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연출 김원석) 속 오상식 과장(이성민)은 우리가 원하는 가장 좋은 선배, 존경할만한 선배의 모습을 빼다 박았다. 거친 외모와 말투에도 불구하고 후배를 이끄는 강한 힘이 있는 선배다.
오 과장은 남들이 꺼리는 일에 더욱더 열정을 느끼는 인물. 강한 도전 정신으로 똘똘 뭉쳐 다른 사람이 걷지 않는 가시밭길을 스스로 걷는 캐릭터다.
오 과장이 후배를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은 카리스마다. 말 한마디에도 신중을 담으려 하고, 행동으로서 후배를 가르치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그것.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값지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며 선배로서 가져야할 중요한 덕목 카리스마를 보인다. 그런 선배가 바로 오 과장이다.
선배로서의 미덕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소주를 입에 털어 넣는 순간이다.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무산되자 팀원 장그래(임시완)와 김동식(김대명)을 이끌고 들어간 술집에서 그는 소주 한 잔에 사회생활의 쓴맛을 털어낸다. 좌절보다는 새로운 시작이 더 낫다는 걸 몸소 보여주는 성실한 선배다. 장그래가 오 과장을 믿고 따르는 이유도 그것이다.
오 과장의 모습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후배를 갈구기에 여념 없는 타 부서 선배들의 태도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새로 등장한 인턴 후배의 능력을 평가절하하는가 하면 여사원들에게 내 뱉는 막말은 성희롱 수준, 타 부서 선임들은 능력있는 후배의 빠른 성장이 두려워 가르치지 않으려한다. 후배가 일궈놓은 프로젝트를 한마디 말로 싹둑 잘라버리는 부장까지. 총체적 난국인 직장에서 오 과장의 행실은 타의 모범이 된다. 적어도 방송을 보는 시청자에게만큼은 말이다.
'미생'은 직장 내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통쾌하게 풀어내면서 2030세대 뿐만 아니라 4050세대에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사회생활의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는 직장인들은 오 과장이 털어내는 소주 한 잔에 감정을 이입한다. 그리고 기도한다. 오 과장 같은 선배만 있다면.
'미생'의 오 과장이 보여주는 선배의 미덕, 이제 우리가 배워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