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해외사업 수년째 제자리걸음

2014-11-1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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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수년째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외형·수익성 모두 성장이 멈춘 것이다. 더욱이 불법대출 사고가 잇따르는 등 관리에도 소홀한 실정이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해외 영업점포 수가 최근 5년새 은행별로 단 한 개꼴로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의 국외 영업점포 수는 상반기 기준 12곳으로 지난 2009년(11곳)과 비교해 단 한 곳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이 18개에서 19개, 우리은행은 22개에서 23개로 각각 1개씩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업은행 역시 지난 2009년 8개에서 올 상반기 9개로 단 한 곳만 증가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10곳에서 8곳으로 되레 2개 감소했다.

특히 수익성은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해외점포 순이익은 4억5000만 달러로, 전년(6억4000만 달러) 대비 30%나 감소했다. 

문제는 여전히 글로벌 은행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달 초 미얀마 중앙은행이 발표한 외국계은행 지점 설립 심사 결과 국내 은행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국민·신한·기업은행 등이 25곳의 후보군에는 들었지만 최종심사에서 모두 탈락했다.

국내 은행 해외점포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778억4000만 달러로 국내 은행 총자산의 4.4%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 은행들의 해외영업 비중을 보면 유럽계 은행 30%, 미국계는 20%, 아시아계가 10% 수준이다.

국내 은행의 경우 해외에서 단순히 현지 교포나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만 업무가 이뤄지다 보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요원한 실정이다.

관리 역시 부실한 실정이다.

지난해 국민은행 일본 도쿄지점에서 부당대출이 적발된 이후 우리·기업은행 도쿄지점에서도 잇따라 불법대출이 드러났다. 국민·우리·기업은행 등 이들 3곳의 도쿄지점에서 발생한 부당대출 규모는 6741억원에 달한다.

이는 비단 일본에서만의 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각 은행이 금감원에 제출한 내부감사 결과 자료를 보면 모든 해외지점들은 평균 5건 이상의 지적을 받았다. 지적사항 중에는 직원들의 비리·부패와 관련된 사항도 다수 있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단기 성과 위주의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다보니 경쟁력을 쌓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우리나라에 진출했던 외국계 은행들의 철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전략과 안목을 바탕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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