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10일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위원장 김성곤 의원) 구성을 마치면서 차기 당권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새정치연합 차기 전대 후보자들의 공식 출마 선언은 정기국회가 마무리되는 내달 시작될 예정이지만, 각 계파 수장들은 이미 물밑에서 조직 구축에 나서며 전면전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전대 출마자 20여명, ‘文 대세론’ 형성
현재 새정치연합 차기 전대 출마자로 거론되는 당 내외 인사는 20여명에 달한다. 친노(친노무현)그룹 좌장 격인 문재인 의원을 필두로, 현재 문희상호(號)에서 비대위원을 맡고 있는 정세균·박지원 의원, 중도 비노(비노무현)파인 김영환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중도 강경파인 정동영 상임고문, 486그룹의 이인영·오영식 의원 등이다.
이 밖에 △친노그룹에서는 전해철·김태년·홍영표 의원 △비노 중도파 김동철·전병헌·주승용·조경태 의원 △비노 강경파 천정배 전 의원 △486그룹 최재성 의원 △여성 몫으로 박영선·추미애·이미경 의원 등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거론된다.
최대 변수는 당 최대 주주인 문 의원의 출마 여부다. 18대 대선에서 문 의원(1469만2632표·48%)이 역대 2위 후보 중 최다 득표를 기록한 데다 당내 50명 안팎의 현역 의원을 확보해서다. 대중성과 조직력을 겸비한 유일한 후보라는 얘기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7∼8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에 따르면, 문 의원은 15.2%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14.5%를 기록했다.
이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0.6%)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8.3%) △새누리당 김문수 보수혁신특별위원장(6.9%)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6.2%) △안희정 충남도지사(1.8%) △남경필 경기도지사(1.1%) 순이었다. 현재 새정치연합 차기 당권 출마자로 거론되는 후보 중 문 의원만이 지지도 조사 순위에 오른 셈이다.
◆‘단일 대 집단’, 지도체제 변수…김부겸 파괴력도 주목
전대 시작 전부터 ‘문재인 대세론’이 당 안팎에 형성되자 당 내부에선 대선주자 출마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확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 부의장이자 당내 중진인 이석현 의원이 ‘대선주자 전대 불출마’에 불을 댕기자,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무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위원장이 ‘문재인·정세균’ 등 대권 잠룡들의 전대 출마에 힘을 실으면서 새정치연합 차기 전대는 이제 ‘룰’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5·4 전대 때부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한, 이른바 ‘투 트랙’을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문 의원은 당 대표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는 단일성 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소후보 등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통합해 뽑는 ‘원 트랙’으로 맞서고 있다. 문 의원의 반대편에서 비문(非文) 깃발을 꽂고 합종연횡을 꾀한다면 한번 해볼 만하다는 이유에서다.
원 트랙 체제로 치러질 경우 비노 중도파와 영남권 대의원들에게 전폭적 지지를 받는 김부겸 전 의원이 제3의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조사분석센터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전대 룰에 따라 비노 중도인 ‘김부겸 카드’가 전대 변수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면서 “김 전 의원이 문재인 대항마로 자리를 잡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