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 전권회의 7일 폐막... 'ICT강국' 코리아 명성 재확인

2014-11-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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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TU 전권회의 준비기획단 제공]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부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폐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번 전권회의에서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위한 가시적인 성과를 일궈내 'ICT 강국'이라는 명성을 재확인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전권회의에서 △한국인 최초로 ITU 고위직 진출 △ITU 이사국 7선 성공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사물인터넷(IoT) 촉진 등 한국이 주도한 의제의 결의 채택 등을 모두 성사시켰다.

이러한 ITU 전권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인해 글로벌 ICT 정책 결정에서 한국의 ICT 외교력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 것은 물론 국내 관련 기업의 해외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ITU 전권회의는 오는 7일 오후 4시 폐회식을 열고 3주간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4년마다 열리는 ITU 전권회의는 ITU의 최고위 의사결정회의로, 이번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번 전권회의에서는 세계 170여개국의 장·차관급 140여명을 포함한 정부대표단 3000여명이 참석, ITU 조직의 수장인 사무총장을 포함한 65개의 고위직과 이사국을 선출하고 각국에서 제안한 각종 의제를 논의했다.

◆한국인 최초로 ITU 고위직에 진출

우리나라가 이번 전권회의에서 이룬 최대 성과로 한국인 최초로 ITU 고위직에 진출한 이재섭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연구위원의 ITU 표준화총국장 당선이 꼽힌다. 

이 연구위원은 전월 24일 ITU 전권회의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표준화 총국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169표 가운데 과반(85표)인 87표를 얻어 터키·튀니지 후보를 따돌리고 ITU 입성에 성공했다.

2006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기식 전문위원이 도전했다가 낙방한 이래 8년에 걸친 한을 푼 것이다.

특히 ITU 수장인 사무총장직에 중국인인 자오허우린 현 사무차장이 당선된 데 이어 표준화 총국장직도 한국인에게 돌아가 ITU 150년 역사상 처음으로 투표로 선출되는 ITU 5대 고위직에 두 명의 아시아인이 진출하는 기록이 수립됐다.

사무총장차장 등과 함께 회원국 투표로 선출되는 ITU 5대 고위직 가운데 하나인 표준화 총국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한국인이 표준화 총국장에 당선됨에 따라 한국이 ICT 세계표준을 주도하고 글로벌 ICT 산업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차기 표준화총국은 미래 초연결사회의 핵심 요소인 IoT의 국제표준을 설정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가 IoT 주도권을 쥐는 데 유리한 입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이 당선인은 26년간 ITU 표준화총국에서 일하며 차세대 통신망, 인터넷TV(IPTV), 클라우드 컴퓨팅, 미래 인터넷 등 글로벌 ICT의 물줄기를 바꾼 거의 모든 사안의 기술표준에 관여했다. 

◆ITU 이사국 7선 성공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ITU 이사국 7선에 성공하는 성과도 거뒀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27일 ITU 전권회의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아시아지역 이사국 선출 투표(복수 지지 가능)에서 유효표 167표 가운데 140표를 얻어 2위로 당선됐다.

한국전쟁 중인 1952년 ITU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1989년 처음으로 이사회에 진출한 이래 7회 연속 ITU 이사국으로 뽑히는 쾌거를 거뒀다.

특히 ITU 표준화 총국장 당선에 이어 이사국 7선마저 달성해 글로벌 ICT 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4년 전 선거에서 인도네시아·중국·일본·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5위로 이사국에 당선됐으나 이번에는 득표수 2위로 뛰어올라 한층 강화된 ITU 내 입지를 재확인했다.

총 48개 이사국으로 구성되는 이사회는 사무총장·차장이 주도하는 집행부 활동에 대한 감독, 예산 승인·결산 등 ITU 운영 전반에 관여한다.

지난 50년간 ITU에서 쌓아온 입지가 워낙 탄탄한 데다 역내에서는 중국·일본·인도 등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ICT 위상을 위협할 만한 국가가 출현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세계 주요 ICT 강국처럼 사실상 '장기 이사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리나라 제안 의제 3건 모두 결의로 채택

우리나라가 제안한 의제 3건 모두 본회의 결의로 채택된 것도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가 전권회의에서 특정 의제를 선도한 것은 1952년 ITU 가입 이래 처음이다.

지난 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전권회의 본회의에서 '커넥트 2020'과 '정보통신기술(ICT) 애플리케이션의 확산·이용을 위한 환경 조성' 의제가 회원국들의 지지 아래 각각 결의로 채택됐다.

우리나라가 제안하고 14개국이 공동 발의한 커넥트 2020은 △성장 △포용성 △지속성 △혁신·협력 등 4가지 가치 아래 모든 인류의 지속적인 성장·발전과 ICT로 연결된 정보사회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의제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열린 ICT 장관회의에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을 비롯해 50개국 장관들이 발표한 '부산 선언문'에 포함되기도 했다.

미래부 측은 "미래 비전이 법률 형식의 결의로 채택됨으로써 선언적인 의미가 아닌,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의 지위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전 실행에는194개 ITU 회원국과 유엔 총회·유엔개발계획(UNDP)·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등 국제기구는 물론 민간기업·학계·연구소 등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ICT 애플리케이션의 확산·이용을 위한 환경 조성'은 정부가 애초 'ICT 융합'이라는 제목으로 제출한 의제로, 긴급·재난상황에서의 조기경보, 기후변화·환경보호, 전자의료 부문에서 IC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이는 사회 각 분야에 ICT와 과학기술을 융합해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는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과도 연결된다고 미래부는 전했다.

이 의제는 창조경제 개념을 세계적으로 전파하고자 정부가 전략적으로 발굴한 것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준비회의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아태 공동결의로 채택돼 전권회의에 제출됐다.

앞서 지난 3일 열린 ITU 전권회의 본회의에서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만든 '사물인터넷(IoT) 촉진' 의제가 결의로 채택된 바 있다.

사물인터넷 의제는 미래 초연결사회의 핵심 요소인 IoT에 대한 인식 제고와 IoT 산업 발전을 위한 ITU의 역할 강화를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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