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리조트 참사 부른 샌드위치패널, 불량제품 여전

[자료=국토교통부]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대학교 신입생 등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 주범인 부실 샌드위치패널이 전국에 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연성능이 떨어지는 불량 샌드위치패널과 잘못된 구조설계가 적용된 현장이 다수 적발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부터 건설기술연구원과 합동으로 ‘건축기준 모니터링사업’을 실시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사업은 공사현장을 사전 예고없이 불시 점검해 샌드위치패널의 부실시공과 부실 구조설계를 조사하는 것이다. 올해 점검대상은 그동안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적법성을 확인하기 곤란했던 샌드위치패널과 구조설계 등이다.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중간점검 결과에 따르면 샌드위치패널 부실시공 모니터링의 경우 전국 22개 현장에서 채취한 30개 샘플 중 23개가 부적합판정을 받았다. 불량 제품 유통이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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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별로는 가스유해성 시험은 30개 제품이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고 화재 시 연소를 나타내는 방출열량도 24개가 적합했다. 단 화재 시 심재가 용융(녹아 섞이는 것)되거나 변형이 발생하는 제품은 30개 중 23개가 부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3개 시험 중 하나만 미흡해도 부적합 판정돼 총 23개가 부적합 제품으로 집계됐다.

6차례에 걸친 현장점검 중 초기 4차까지는 합격제품이 없었지만 5차에서 1개, 6차에서 6개가 적합 판정을 받아 건축기준모니터링 사업 홍보 이후 적합판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국토부는 분석했다.

9월 26일부터 3차례 실시한 구조도면 검토를 통한 부실 설계 모니터링에서는 57건 중 9개는 중요한 도면이 누락됐고 22개는 도면이 미흡한 것으로 검토됐다.

주요 부적합 사유는 내진설계 및 구조안전 확인 대상(3층 이상 등)임에도 구조계산서·철근배근도 등 구조도면 등이 누락돼 구조설계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곤란한 것으로 나타나서다.

국토부는 모니터링 결과 조사된 부적합 현장을 관할하는 지방자치단체에게 샌드위치패널 재시공 또는 구조설계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공사 중지 조치토록 했다. 불법 설계자·감리자 등은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할 것을 지시했다. 고의로 불량 샌드위치패널을 사용하거나 묵인한 시공자·감리자는 최대 징역 2년 또는 벌금 1천만원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부실설계를 한 건축사는 최대 2년간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한편 올 2월 17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에서는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가 열리던 강당 지붕이 쌓인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무너져 10명이 사망하고 20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외벽이 샌드위치패널 구조로 일부 설계하중이 누락됐고 불법 설계변경 및 구조기술사의 도장 대여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5월 3일에는 안성 코리아 냉장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10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창고는 기준에 부적합한 샌드위치패널 등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토부는 이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운영했다. 모니터링 사업을 통해 재시공 등 시정과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이 조치되고 건설공사 부실 방지 및 건축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내년부터 철강 품질, 단열설계 등으로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고려해 처벌대상에 제조업자 및 유통업자를 추가하고 건축관계자 처벌 수준 강화 등 제도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