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미국서 '연비 과장' 1억 달러 벌금… 브랜드 이미지 또 타격

[현대차그룹]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현대ㆍ기아차가 미국에서 불거진 '연비 과장' 논란으로 인해 상당한 액수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벌금도 벌금이지만 현대ㆍ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목표로 하고있는 '브랜드 이미지 향상' 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4일 현대ㆍ기아차와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3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의 연비 과장을 인정, 1억 달러(1073억6000만원)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환경청(EPA)과 합의했다. 벌금액은 현대차가 5680만달러, 기아차는 4320만달러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 미국법인(HMA)·기아차 미국법인(KMA)은 연비 측정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마무리 짓고 고객 만족을 제고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판매활동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화해하기로 결정, 이번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ㆍ기아차는 연비 조정 전후 차이 만큼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크레딧을 조정키로 하며 2억달러에 해당하는 475만점(현대차 270만점, 기아차 205만점)을 미국 환경청과 법무부에 의해 삭감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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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관계자는 "온실가스 크레딧은 기적립한 온실가스크레딧에서 차감하는 것으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이미 충분한 크레딧을 확보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차감되는 475만점은 기적립된 포인트의 약 10% 정도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는 미국 환경청 권고에 따라 연비 인증 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에 자발적으로 5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연비 시험과 교육, 데이터 관리, 인증을 위한 독립 조직을 신설하고, 2015∼2016년형 모델의 연비 검증 활동을 지속하는 데 쓰인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2012년 11월 자동차 딜러 전시장에 부착된 스티커에 연비를 과장해 표기했다는 의혹을 받아 미국 환경청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 EPA는 2010년 말부터 판매한 현대차 엘란트라(아반떼), 쏘나타 하이브리드, 엑센트, 아제라(그랜저), 제네시스, 투싼, 벨로스터와 기아차 쏘렌토, 리오, 쏘울, 스포티지, 옵티마 하이브리드(K5 하이브리드) 등 총 13개 모델의 연비가 부풀려졌다고 발표했다. 이들 차종은 대량판매 기준으로 26mpg(휘발유 1갤런당 주행할 수 있는 거리)인 평균연비가 27mpg로 평균 1mpg 부풀려졌었고, 개별판매 차량은 차종별로 1~6mpg가량의 차이가 있었다.

현대·기아차는 연비 변경이 미국 연비 시험 절차상의 규정 해석과 시험환경 및 방법의 차이로 인해 발생했던 사안이며 현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비 측정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마무리 짓고 고객 만족을 제고하기 위한 기술개발 및 판매활동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자 미국 정부와 화해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회사측의 입장이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2012년 소비자들이 연비 조작 논란과 관련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소비자들에게 총 3억950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이미 합의한 바 있다. 심리는 아직 진행 중으로 소송 결과에 따라 보상금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어 연비 과장에 따른 현대·기아차의 추가 비용 지출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