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파주 임진각에서 강행할 예정이었던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일단 지역 주민과 진보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무위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가 김포로 이동해 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리는 등 정부가 30일로 제안한 2차 고위급 접촉을 앞두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대북전단 살포 문제는 우리 정부가 제안한 30일 고위급 접촉에 대해 북한이 2주일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시점에 이뤄져 특히 주목을 받아왔다.
북한은 지난 22일 남북 고위급 접촉 대표단 성명을 발표해 "상대방을 자극하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오는 도발 행위를 막는 조치를 취한다면 2차 고위급 접촉을 개최 못 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 전단 살포 중단 등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일각에서는 25일 예정됐던 보수단체의 공개적인 대북전단 살포가 사실상 실패하면서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 나올 명분을 얻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직접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해야 한다는 요구를 북한이 해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지속적인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경찰은 지난해 5월과 6월 북한의 '물리적 타격' 위협 속에서 대북전단 살포 행사가 공개되자 임진각 등 살포 예고 지점을 원천 봉쇄해 직접 살포를 막은 바 있다.
실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5일 대북전단 살포를 둘러싼 남한 민간단체 간 충돌 소식을 전하면서 "괴뢰경찰은 삐라 살포 망동을 저지시키지 못할망정 진보단체 성원들의 투쟁을 가로막았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를 우리 정부가 거부하고 전단 살포 움직임을 그대로 허용했다고 비난하면서, 30일 고위급 접촉을 일단 거부하거나 우리 제안에 답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남 압박을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점에서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공식적인 반응이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아직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단 북한의 반응을 볼 필요가 있다"며 "어제 전단 살포가 안 됐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