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한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1위 화학기업 바스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한국에 총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바스프는 이달 서울에 유기전자 소재 사업부 해외영업 조직을 설립했다. 전자 산업의 주요 시장인 한국 및 아태지역에서 더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려는 회사 전략의 일환이다.
바스프 유기전자소재 사업부는 디스플레이와 조명용 유기발광 다이오드(OLED), 유연 디스플레이 기판에 적용이 가능한 유기전계효과트랜지스터(OFET) 소재 개발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로타 라우피클러 바스프 수석 부사장은 "한국의 영업조직에 연구개발(R&D)센터의 기술적 지원이 더해지면, 바스프 유기전자소재 사업부는 아시아 전자 시장 고객의 요구에 성공적으로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바스프는 올해 개소를 목표로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 캠퍼스에 아태지역 전자소재 R&D센터를 건립 중이며, 지난해부터는 아태지역 전자소재 사업 지역본부를 서울에 설립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기업 사빅(SABIC)은 지난 3월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 이노베이티브 플라스틱사업부 전기·전자·조명 기술센터의 문을 열었다.
사빅이 한국에 설립한 전기·전자·조명 기술센터는 사빅 글로벌 전략 실현의 핵심 조직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혁신적인 솔루션 제공을 위해 첨단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빅은 향후 성균관대 기술센터를 중심으로 연구 인력을 50명 이상으로 늘리고 글로벌 지역에 근무하는 연구소와 연계해 전기·전자·조명 관련 기술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벨기에 화학기업 솔베이도 올해 초 서울 이화여대에 R&D센터를 건립했다. 솔베이는 조만간 특수화학 글로벌 본부를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솔베이와 이화여대는 지난달 미래형 금속 공기 전지 개발에 관한 공동연구를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앞으로 3년간 공동연구를 수행하게 되며, 이를 위해 솔베이는 100만 유로(약 14억원)를 이화여대에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삼성과 LG, 현대차 등의 생산 거점인 한국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지리적 요건도 뛰어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