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오전 9시30분 전남 진도 해역에서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 경비정과 지휘부간 어처구니 없는 교신 내용이 공개됐다.
해경은 점차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있는 배 안에 수 백명의 탑승객이 있는 걸 알고서도, 선체 진입시도를 미룬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일 해경 경비정이 지휘부와 나눈 교신 내용이 사고 한 달을 넘긴 18일 처음 공개됐다.
경비정 뱃머리를 조타실 쪽에 대고 선장과 선박직 선원만을 구해냈다. 이후 오전 9시48분 재차 한 차례의 교신이 이어진다.
기울어진 선박의 경사가 너무 심하고, 곧 침몰할 것이란 내용이다.
"승객 절반 이상이 지금 안에 갇혀서 못 나온답니다. 122구조대가 와서 빨리 구조해야 할 것 같습니다."
3분 뒤 해경은 교신을 계속했다. 이미 해경은 승객 수 백명이 배 안에 있다는 것을 감지했지만, 선체 진입시도는 결국 못했다.
오전 9시55분 해경 123정은 목포 해경서장에게 '승선 불가'라는 답변을 보냈고, 목포서장은 "배에서 뛰어내리라고 고함치거나 마이크로 뛰어내리라고 하면 안 되냐"고 엉뚱한 지시를 내렸다.
이처럼 해경이 30분 가량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동안 상황은 더욱 긴박해져 세월호 참사가 예견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