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10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결정 번복과 관련해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힌 뒤 “선거 승리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 신념이 당에 강요되는 독선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당원의 뜻을 받들어 선거 승리를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모두 흘리겠다”고 이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 신념이 당에 강요되는 독선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당원의 뜻을 받들어 선거 승리를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모두 흘리겠다”고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국민 여러분, 현재 우리나라는 기초단체 정당공천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정당 자체가 국민의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했고, 정당의 공천과정 역시 심각한 불신의 대상이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국회의원 공천마저 권력자의 쪽지가 들락거리고, 추악한 매관매직과 함께 유력자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공천이 좌지우지되는 것이 우리 정치의 어두운 단면이다.
온 국민이 눈을 뜨고 지켜보는 국회의원 공천조차 그러한데,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기초단체 공천의 폐해는 어떠한가. 저 역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된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의 줄을 세우는 중앙정치의 전횡은 풀뿌리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
기초단체장과 의원이 서야 할 줄은 공천권자가 아니라 지역주민의 뒤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분들이 선거에 동원되고 지역구 의원에게 줄을 서야 다음 공천을 기대할 수 있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지방자치는 요원할 것이다. 이것이 지난 대선에서 제가 먼저 제안하고, 다른 두 분의 후보가 그것을 공약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또 다른 이유는 선거공약에 대한 책임의식 때문이었다. 기초단체 무공천 공약은 국민 앞에 엄중하게 약속된 것이었다. 나라에서 치러지는 선거 중에 가장 큰 선거인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된 약속조차 지키지 않는다면, 다른 선거의 공약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정치인은 거짓말쟁이이고, 공약은 정치적 사기행위라고 비판해도 아무도 변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공약을 파기하고 이익을 택했다. 풀뿌리 민주주의 위에 군림하며, 기득권을 포기할 생각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새누리당이 공약을 파기한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만 기초단체 무공천을 하면 괴멸적 패배를 당할 것이라고 걱정하셨다.
당내에서도 야당이 선거에서 참패한다면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최소한의 힘조차 잃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것이 정치개혁에 대한 제 생각과 엄중한 현실 사이의 간극이었다.
개혁의 길은 원래 험난한 형국의 길이기는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의 신념이 당원 전체의 뜻과 같은 무게를 가질 수 없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저는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당원의 뜻은 일단 선거에서 이겨 정부여당을 견제할 힘부터 가지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
존경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당대표인 제 신념이 당에 강요되는 독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저는 오늘 이후 당원의 뜻을 받들어 선거 승리를 위해 마지막 한 방울의 땀까지 모두 흘리겠다.
이번 선거, 참으로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제가 앞장서서 최선을 다해 선거를 치르겠다. 당원 여러분도 힘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가 강력한 개혁과 혁신을 통해서 거듭나지 못한다면 정권교체는 요원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풀이 무성하고 밟히지 않아서 가야 할 이유가 더 많은 그 길을 선택했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앞으로 우리는 남들이 가지 않아 험하고 힘든 길을 가야 할 것이다.
정치개혁이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가치와 정신에 따라 혁신의 선봉장이 되어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가겠다. 당원동지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