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6일 지난 2011년 희망버스 시위에 참가해 경찰의 해산명령을 따르지 않은 혐의(집시법 위반 및 형법상 일반교통방해)로 기소된 민모(29)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경찰이 해산명령을 할 때에는 구체적으로 사유를 고지해야 한다. 구체적 사유를 고지하지 않았거나 정당하지 않은 사유를 고지한 경우에는 그 명령에 따르지 않았더라도 집시법을 위반했다고 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집회·시위가 진행 과정에서 신고한 목적·방법 등의 범위를 일탈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그 집회·시위가 신고없이 개최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이미 이뤄진 신고가 명목상 구실에 불과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시위가 당초 신고된 행진방향 등의 범위를 일부 벗어나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금지된 시위라거나 신고 없이 개최된 시위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심 재판부는 "시위대가 경찰이 세 차례나 해산명령을 했음에도 응하지 않고, 사전 금지 통고서를 받았는데도 도로를 점거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