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이 갤럭시S5의 조기 출시설을 부인하면서 이통3사 간 희비가 엇갈렸다.
26일 오전 신 사장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갤럭시S5의 국내 조기 출시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해 SK텔레콤의 조기 출시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SK텔레콤이 신제품 효과를 선점할 것을 우려했던 KT와 LG유플러스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앞서 갤럭시S5가 다음 달 11일 글로벌 출시보다 앞서 출시된다는 얘기가 이동통신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됐었다. 특히 영업정지 전 SK텔레콤을 통한 조기 출시 가능성이 힘을 받았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을 통한 조기 출시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또한 갤럭시S5의 예약 판매를 진행 중인 삼성 디지털프라자 측도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27일이나 28일 제품 수령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통사는 SK텔레콤이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신 사장이 조기 출시설을 단번에 뒤집으면서 분위기가 역전됐다. 글로벌 출시일에 맞춰 갤럭시S5가 국내 출시될 경우, LG유플러스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된다. 다른 경쟁사와 달리 2회에 나눠 영업정지 제재를 받는 LG유플러스는 1차 영업정지가 다음 달 4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2차 영업정지 기간인 4월 27일까지는 3주가 넘는 기간이 있다.
SK텔레콤이 열흘 남짓한 기간에 조기 출시를 강력히 요청한 점에 비춰보면 3주는 신제품 효과를 선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앞서 갤럭시노트3는 출시 2개월 만에 전 세계 시장에서 누적판매량 1000만 대를 기록했다. 또 다른 제조사인 LG전자도 G 프로를 하루 평균 8000대 판매하며 출시 4개월 만에 국내 판매 100만 대를 달성한 바 있다.
신 사장의 발언으로 KT도 웃게 됐다. 출시가 늦더라도 시장 3위인 LG유플러스와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는 KT 내부의 자신감 때문이다. 이를 두고 삼성 출신인 황창규 KT 회장과 삼성 간에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황 회장이 취임하고 사내 안팎에서는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아이폰 도입 등으로 비교적 껄끄러웠던 삼성과의 관계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난 21일 KT 주주총회에서 참석자들도 “삼성 출신인 황 회장이 와서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 주기를 기대한다”며 “제품 수급 같은 면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한 점이 있을 것 같다”고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 와중에 SK텔레콤을 통한 조기 출시설이 나오면서 KT는 헛물을 켜게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신 사장이 직접 갤럭시S5 조기 출시설을 부인하면서 다음 달 26일 영업정지가 끝나는 KT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신 사장의 발언대로 갤럭시S5의 국내 출시가 글로벌 출시에 맞춰지면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의 시장 선점을 눈뜨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예약판매로 대응할 수 있지만 24개월 가입고객만 가능해 판매량이 한정적이다. SK텔레콤의 영업정지는 4월 5일 시작해 5월 19일 끝난다.
한편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이미 확보한 갤럭시S5 물량을 삼성전자와 협의 없이 사전 출시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