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중소형주가 한동안 강세를 지속하면서 가격매력이 떨어지자 코스피 대형주로 종목을 갈아타는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올해 들어 20일까지 2조2997억원에서 2조6105억으로 13.51% 증가했다.
코스닥은 1조8921억원에서 2조908억원으로 10% 남짓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이달 들어서도 코스피 잔고가 7% 이상 늘었으며, 코스닥은 4% 증가했다.
이에 비해 작년 9월만 해도 코스피와 코스닥 신용융자거래 잔고 차는 1000억원도 채 안 됐다.
2007년 이후 최소로 좁혀진 격차다.
반면 올해 들어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신용융자 잔고 격차가 5000억원 이상으로 벌어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경기에 대한 우려, 미국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코스피가 코스닥지수 대비 약세를 보였으나 신용융자는 코스피로 몰렸다.
연초 이후 지난 21일까지 코스피는 4% 가까이 밀렸고 코스닥은 9% 이상 올랐다.
한 증권사 점포 직원은 "조선주, 화학주 등 바닥에 접근한 대형주 위주로 신용거래가 크게 늘었다"며 "이는 그간의 조정으로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KRX) 지수 가운데 KRX조선업종지수가 올 들어 16.11% 밀려 가장 많이 빠졌다. 이어 KRX에너지화학 지수와 KRX금융지수가 각각 14.09%, 9.69% 하락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의 재무구조가 좋아 융자를 많이 받은 영향도 있다"고 전했다.
1분기 실적 전망치 변화율은 올해 들어 소형주와 중형주가 각각 -15.5%, -10.4%인데 반해 대형주는 -9.6%다.
대내외 악재가 완화되는 가운데 코스피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대형주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물량이 3월 동시만기를 기점으로 유입으로 전환됐다"며 "낙폭이 과대했던 대형주 중심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는 염두에 둬야 할 변수다.
대형주 반등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발표된 3월 홍콩상하이은행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1로 시장예상치(48.7)를 밑돌았다.
배 연구원은 "중국 경기 탓에 대형주 반등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며 "하락 국면이 돌아설 경우 신용거래는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