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 국내 중소개발사 차 모 대표는 최근 네이버가 모바일 메인에 앱/게임판 카테고리를 신설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회로 여겼다. 중소개발사들의 앱과 게임들을 적극 알리는 것은 물론, 게임인재단과의 제휴로 테스트 등을 지원하는 베타존까지 제공한다는 설명에 큰 기대감을 가졌지만, 자신이 소유한 아이폰5S로는 해당 카테고리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네이버 앱스토어와의 연계성으로 인해 앱/게임판 서비스를 허가할 수 없다는 애플의 단호한 입장에 차 모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기기 변경을 알아보는 중이다.
애플의 아집이 심각한 수준에 달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치는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폐쇄정책을 유지,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상생’이라는 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업이라도 자사의 정책과 어긋나면 여지없이 단속에 나서 고객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해당 서비스가 네이버 앱스토어와 연계성을 가진다는 이유로 iOS에서의 접근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폰 모델을 사용 중인 고객들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신규 앱/게임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 서비스가 중소개발사 육성이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애플의 융통성 없는 정책노선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자사 앱스토어 외에는 그 어떤 외부 오픈 마켓도 용납할 수 없다는 애플의 정책은 내부 방침에 의거한 자체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90% 이상을 상회하며 iOS의 입지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과 주요 포털 및 플랫폼 기업들이 모바일 앱 및 게임 서비스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폐쇄적인 정책은 오히려 애플의 숨통을 죄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자사의 이익을 앞세워 가장 중요한 고객의 불편은 외면하는 애플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애플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10일, 최신 운용체제인 iOS 7.1을 공개하며 ‘카 플레이’와 업그레이드된 ‘시리’, 아이튠즈 라디오 등 다양한 신기능들을 선보였지만 정작 논란이 되고 있는 폐쇄정책에 대한 언급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미 애플은 안드로이드에 비해 지나치게 깐깐하고 느린 심의로 인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정책 변경으로 안드로이드와 iOS 버전의 게임 동시 출시가 일반화되며 이런 애플의 ‘느린’ 심의체계가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같은 문제가 반복되며 모바일게임 기업들에 혼선을 안기고 있다.
중소개발사 관계자는 “애플의 정책은 자사의 결정이기 때문에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이미 한국시장에서 iOS의 점유율이 바닥을 쳤으며 다각적인 플랫폼 확장을 추구하는 산업 트렌드를 고려할 때 애플의 폐쇄정책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