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가족친화경영'…"가화만사성이 곧 기업만사성"

2014-03-0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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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이달 초 정기인사에서 과장으로 승진한 삼성전자 직원 김 모(33)씨는 자신이 속한 사업부장(사장)의 축하 메시지가 적힌 전보를 받았다. 뜻밖의 축전(祝電·축하의 뜻을 전하는 통지)에 김 과장 보다 더 감동한 것은 그의 어머니였다. 김 과장은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아들의 승진 소식을 회사의 축전을 통해 알게 된 어머니가 먼저 전화를 하셨더라"며 "회사 측의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정기인사에서 승격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각 사업부장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전보를 각 가정으로 배송했다. 작지만 따뜻한 관심을 통해 임직원과 가족에게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같은 축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사업부별로 승진 축전 발송 제도를 운영해 왔다.

'가족친화경영'은 삼성전자의 주요 경영 화두 중 하나다. 임직원이 가족과 회사 생활을 공유해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임직원의 만족도가 커져야 업무 효율성도 높아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는 '인재가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인재 제일 주의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7월 온라인 가족 커뮤니케이션 포털 '패밀리삼성'을 열고 임직원 가족 과의 소통에 공을 들여왔다. 패밀리삼성은 임직원 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참여해 회사 소식을 공유할 수 있는 가족 커뮤니케이션 포털이다.

패밀리삼성에는 삼성전자 임직원 가족이 알아두면 좋은 회사의 복리후생 제도 소개나 가족이 회사에 궁금한 사항을 문의하면 답변을 해주는 코너 등이 마련돼 있다. 특히 '우체통'이라는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 가족이 회사와 임직원에게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받을 수 있다. 또 삼성은 같은해 9월부터 '배우자 칼럼리스트'라는 코너를 만들어 임직원 가족들의 일상과 육아·요리·여행 등 다양한 정보를 칼럼형식으로 기고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때로는 임직원의 가족을 사업장으로 직접 초청해 내 부모와 자식이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 지 눈으로 확인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어린이날에도 삼성은 수원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시티를 놀이동산으로 꾸며 임직원 가족과 지역주민 4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3 디지털시티 사랑가득 봄나들이'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해 5월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2013 디지털시티 사랑가득 봄나들이' 축제에 참석한 임직원과 가족들이 회사 측이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여성 임직원의 육아 부담을 덜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국 사업장에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도 가족친화경영의 일환이다. 이와 함께 삼성은 지난 2012년부터 12세 이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여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 회사가 복리후생에 지출하는 비용도 2010년 1조6189억9200만원에서 2011년 1조9985억5900만원, 2012년 2조4817억5600만원으로 점차 늘고 있다. 매출 대비 비중도 2010년 1.05%, 2011년 1.21%, 2012년 1.23%로 높아졌다.

복리후생비는 직원에게 직접 지급되지는 않지만 근로환경 개선이나 근로의욕 고취 등에 사용되는 간접적인 형태의 인건비다. 삼성전자는 전 직원에게 휴양소 이용·학자금 지원·종합 검진·의료비 지원·건강보험·경조사 지원·운동시설 이용·워터파크 이용 등을 지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 이뤄져야 '기업만사성'이 가능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일터 개선을 위한 투자 뿐 아니라 임직원 가족을 위한 제도적 지원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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